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당 대선 후보로 확정했지만 경선 과정에서의 ‘무효표 처리 논란’을 둘러싼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 후보는 11일 여당 공식 후보로서 일정을 시작했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결선투표를 요구하는 이의신청서를 당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 측의 강력한 반발에 민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후보는 이날 후보 당선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측의 결선투표 요구에 대해 “상식과 원칙, 당헌·당규에 따라 당에서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만 답했다.
이 후보와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우리 당은 어제(10일) 이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경선 과정이 잘됐다고 분명히 명시해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의 결선투표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낙연 캠프는 이날 오후 경선 후보자의 득표수를 유효투표 수에 합산해 결선투표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이의신청서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냈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당규에 대한 지도부 판단에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무효표를 유효화하면) 이 후보의 득표율은 49.32%로 과반에 미달한다”고 했다. 이어 “당 선관위와 지도부의 경선 결과 발표는 명백히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며 “당헌·당규를 오독해서 잘못 적용하면 선거의 정통성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여기에 여권 내부에서는 이 후보가 28.30%, 이 전 대표가 62.37%를 얻은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둘러싼 여진도 이어졌다. 앞선 11차례의 지역 경선 흐름과 전혀 다른 결과였기 때문이다.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놀란 민주당 지도부도 본선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아무 문제가 없다’며 강공 일변도로 나간 이 후보의 전략은 본선 레이스를 앞두고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에게 경기도지사직 조기 사퇴를 공식 제안했다. ‘대장동 의혹’이 집중될 경기도 국정감사(18, 20일) 전에 지사직에서 물러나 대선체제로 돌입하자는 명분이다. 이 후보는 “고민을 해보겠다”며 “저는 후보일 뿐이고 선거는 당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량과 경험을 가진 당이 선거를 전면에서 이끌어 달라”고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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