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경쟁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에 대해 “토론 참 잘한다. 미래가 기대된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원 전 지사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야권 대선주자 간 이합집산의 막이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원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동영상을 봤다. 아주 잘 설명하셨다”며 “솔직히 말하면 원 후보의 그런 능력이 부럽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가 복잡한 대장동 특혜 의혹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장동 1타 강사’로 불리는 것을 극찬한 것.
윤 전 총장은 또 “원 후보는 국회의원을 세 번 했고, 무엇보다도 두 번의 도지사직 수행 과정에서 각종 개발 사업을 직접 경험하신 것이 큰 도움이 됐겠다”며 “원 후보는 이런 사업을 하면서 비리 의혹을 받은 적이 없다. 원 후보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메시지 혼란을 빚어온 기존 복수의 대변인단을 김병민 대변인 단독 체제로 개편하는 캠프 쇄신에도 나섰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원 전 지사에게 손을 내밀자 경선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이 경선 불복 논란을 겪고 있으니 ‘원팀 정신’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윤 전 총장은 11일 인스타그램에 경쟁 주자인 홍 의원 사진을 올리며 ‘아이쿠 홍 선배님 같이 가시죠’라고 적었다.
원 전 지사 측은 “나쁜 일은 아니다. 덕담을 환영한다”면서도 윤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원희룡 캠프 관계자는 “합종연횡에 우리가 가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지사 역시 특별한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반면 홍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함께 윤 전 총장 공격에 힘을 쏟았다. 홍 의원은 이날 영입식에서 “윤 후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희화화되고 놀림감이 되는 걸 보면서 5년 전 대선이 생각난다. 그땐 제가 그랬다”며 “대통령 후보가 놀림감이 되고 희화화되면 대통령 선거 못 이긴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과 ‘천공 스승’의 관계를 재차 지적하며 공세를 펼쳤다. 유 전 의원은 “미신, 주술, 사이비 종교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지도자 결정에 누가 개입하느냐의 문제”라며 “대통령은 과학과 합리와 상식의 영역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손바닥 ‘王(왕)’ 자 논란에 대해서도 “22년 정치하면서 그런 후보를 처음 봐서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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