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심 악화에… 文, 일부 참모 만류에도 “철저 수사”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3일 03시 00분


“검경 철저-신속수사”에 與 술렁

한복 입고 국무회의… 탁현민은 ‘사또’ 복장 문재인 대통령(앞)과 국무위원들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복을 입은 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연 이벤트다. 뒷줄 왼쪽에 조선시대 사또, 
무관들이 입었던 구군복을 입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모습이 보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복 입고 국무회의… 탁현민은 ‘사또’ 복장 문재인 대통령(앞)과 국무위원들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복을 입은 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연 이벤트다. 뒷줄 왼쪽에 조선시대 사또, 무관들이 입었던 구군복을 입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모습이 보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선 후보 경선을 둘러싼 후폭풍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검경에 ‘신속 철저 수사’를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에 술렁였다. 결선투표를 요구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재명 후보를 향한 공격의 명분으로 삼았던 ‘대장동 의혹’을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 靑 “지난달에도 철저 수사 메시지 검토”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 등을 보고받은 뒤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대장동 의혹이 불거질 당시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발표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일부 참모들은 “청와대의 경선 개입 논란이 일 수 있다”며 만류했고, 문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문 대통령의 비공개 참모회의 발언을 공개하는 것을 두고도 일부 참모들은 재차 “경선 후폭풍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 의혹에 휘말린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원칙론이라도 ‘철저한 수사’를 언급하는 자체가 이 후보에게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발표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캠프는 이날 별도의 입장 표명 없이 대통령 발언의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참모들은 만류를 했지만 대장동 관련 인물들이 구속되고 소환되는 등 실체가 점점 드러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고자 하는 뜻이 확고했던 것으로 안다”며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3월), 공군 성폭력 피해자 사망 사건(6월) 등에 대해 엄정 수사를 당부한 바 있다. 여권에서는 “모두 국민적 공분이 큰 사건들이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 “문 대통령, 곧 이재명 후보와 회동”
청와대는 “정치적인 상황과 관계없는 메시지”라고 했지만, 여권은 문 대통령이 미묘한 시점에 두 차례나 메시지를 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며 청와대가 대장동 의혹 관련 첫 메시지를 낸 5일은 민주당 경선의 마지막 무대인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6∼10일)를 앞둔 시점이었다. 여권에서 ‘28 대 62 쇼크’로 불리는 3차 선거인단 투표는 이 전 대표의 압승이었다. 그리고 이날 두 번째 메시지는 민주당의 경선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청와대 참모는 “이미 민주당 경선은 끝났고 대통령의 메시지가 표심에 영향을 줄 것도 없다”며 “국정 책임자로서 국민 분노에 공감하며 원칙적인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 메시지에서 “‘철저’는 한 번 들어갔지만, (유사한 의미인) ‘신속’과 ‘조속’이라는 표현이 두 번 나온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장동 의혹 장기화는 여권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진상 규명과 함께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는 것.

청와대는 조만간 문 대통령이 이 후보와 회동한다는 것도 함께 공개했다. “대장동 의혹 수사 지시가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중 특정인의 손을 들어준 건 아니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 측에서 최근 (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이 있었고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곧 이 후보가 여당의 공식 후보 자격으로 문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는 뜻이다.

이를 두고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등은 이날 “선거 중립을 지키라”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해놓고, 이재명 지사를 만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참모회의#대장동 개발 의혹#신속 철저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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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6

추천 많은 댓글

  • 2021-10-13 04:33:42

    검찰은 아직도 비리의 진원지인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을 압수수색 안하고 있다. 이건 누가봐도, 수사할 의지가 없는거다 유동규와 김만배 선에서 꼬리자르고 끝내라는 지시로 보여진다 이러니, 국민들은 반드시 특검을 해야만, 공정한 수사가 될수있다고 믿는 것이다 특검해라

  • 2021-10-13 05:33:43

    김만배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그분’은 이재명이다! 이재명놈이 대장동의 주범이 아니라면 화천대유 사장인 김만배의 입에서 이런소리가 나올리가 없다! 대장동의 주범 이재명놈은 여러소리 하지말고 특검을 받고 감빵에 기어들어가라!

  • 2021-10-13 05:33:09

    이재명은 지놈이 설계하고 작당한 대장동게이트를 국힘게이트라고 하면서 오히려 국힘당에 뒤집어씌우는 악랄한 빨갱이수법을 쓰고 있다! 과연 빨갱이답다! 이재명의 교활하고 악랄함이 조국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재명놈을 잡아들여서 해처먹은 것을 다 불 때까지 족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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