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 표 계산방식을 놓고 내분을 겪은 가운데 국민의힘에도 불씨가 잠재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진행될 본경선 여론조사의 문항을 놓고 경선룰 신경전이 첨예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주자들 간 갈등을 빚었던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본경선에서 5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여론조사는 다음 달 3~4일 실시되며, 나머지 50%가 반영되는 책임당원 투표는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모바일·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각 지역 순회 경선마다 결과를 발표했던 것과 달리 다음 달 5일 한 번에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과반 확보 여부와 상관없이 한 표라도 더 나온 주자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것으로 1위와 2위가 맞붙는 결선 투표는 진행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 문항이 내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선 경쟁력’을 묻더라도 구체적인 표현 방식에 따라 유권자의 답변이 갈릴 수 있는 만큼 세부 문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선 주자들 간 충돌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책임당원 투표 결과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의 초박빙으로 나올 경우 후폭풍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설문 문항과 관련해 다양한 예시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 등 일대일 가상 대결 조사 방식과 국민의힘 대선 주자 4명을 나열한 뒤 ‘이재명 후보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등이 문항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질문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자에게 ‘그래도 뽑는다면 누굴 선택하겠느냐’고 다시 질문을 할 경우 인지도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사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4명의 대선 주자들은 지역별 TV토론회와 일대일 맞수토론 등에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을 받들지 못한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고, 홍준표 의원은 “본선 주자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 가장 흠이 없는 후보, 가장 큰 국정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후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도 “모든 분야에서 (민주당 후보) 이재명과 정책 승부가 가능한 후보, 이재명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당당한 후보는 오직 유승민 뿐”이라고 강조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재명 후보와 싸웠다.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는 바로 원희룡”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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