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전 대표의 경선 결과 수용 선언을 계기로 20대 대통령 선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용광로 원팀’을 공언한 바 있어 이 전 대표 측을 아우르는 인선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윤관석 사무총장과 이재명 후보 측 조정식 의원이 공동 단장을 맡아 선대위 구성 실무 논의에 착수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공동 단장이 임명돼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면서 “구체적인 얼개가 나오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선 전후 이른바 용광로 선대위, 당 중심 선대위 구성을 공언했다. 여야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전 대표 지지층 흡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오직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이라도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하는 등 계파 차원에서 선제적인 2선 후퇴를 선언해 경쟁 후보 캠프 인사를 아우를 공간도 열어놨다.
이 지사의 선대위는 지난 2017년 문재인 당시 후보의 선대위처럼 송영길 대표를 포함해 경쟁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 체제가 유력하다.
문 당시 후보는 2017년 대선 경선 승리 직후 용광로 선대위를 공언하고 당 지도부와 선대위 구성을 협의했다. 추미애 당시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송영길 의원이 경선 캠프에 이어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이 지사 경선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은 조정식 의원이다.
선대위 핵심인 조직과 상황, 비서, 공보 등은 문 후보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친노·친문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경쟁 후보였던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측 인사들이 결합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다만 추 당시 대표는 선거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총괄 상황본부장에 ‘상황실을 친문이 맡으면 용광로 선대위 명분이 희석된다’는 논리를 내세워 친문의 반발에도 비문 성향 김민석 전 의원을 고수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돕던 김영진 의원과 김병기 의원은 당시 상황1실 부실장에 인선됐다. 김영진 의원은 이 지사의 이번 경선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김병기 의원은 총괄 부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는 모두 현직 단체장 신분이어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현직 단체장은 없다. 예비경선에 참여했던 양승조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 측 인사도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원외 친노친문 인사들도 ‘이재명 비토 성향’이 강한 강성 친문 지지층 설득을 위해 선대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대선 유세에 적극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은 이 지사의 경선 기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 공세, 전남지사·국무총리·당대표 재임 중 무능 프레임 등으로 ‘이재명 비토’ 성향이 더욱 깊어졌다. 이 전 대표가 지적해온 대장동 특혜 의혹도 해소되지 않아 전면에 나서 이 지사 지지를 호소할 명분도 크지 않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 전 대표와 이 지사 측 모두 이 전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 또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보다는 상임고문 등 상징적인 역할을 맡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4일 해단식 이후 각 지역을 방문하며 지지층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 지사 캠프 핵심 인사는 “선대위 구성은 당과 협의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이 전 대표가 상임고문 정도 역할을 맡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캠프 핵심 인사는 “이 전 대표에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으라는 요구는 무리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이 지사 측이 선대위에서 역할을 부여하더라도 권한이 없는 허울에 그칠 수 있다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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