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14일 경선 캠프 해단식에서 최근의 심경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10일 서울 지역 경선 이후 이 전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 일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며 “동지들에게 상처 주지 말아야 한다. 일시적으로 경쟁할 수 있지만, 다시 우리는 하나의 강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정치인의 오만을 느끼는 순간 먼저 심판한다”며 “하물며 지지해주시는 국민을 폄하하는 건 절대로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작심발언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전날 일부 열성 지지자들을 향해 “거의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수준”이라고 한 것에 대한 성토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경선 결과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이날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법원에 민주당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여권 관계자는 “송 대표 뿐만 아니라 경선 과정 중에 이 전 대표에게 각종 공세를 펼쳤던 다른 주자들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저는 패배했지만 여려분의 신념은 실패한 게 아니다”며 지지자들과 캠프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저에게 펼쳐지는 불확실한 길, 목적지도 가는 길도 정해지지 않는 새로운 항해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단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앞에는 약 1500명 가량의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모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지켜줄게 이낙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 후보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일었던 설훈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살다보면 우리가 하는 일이 틀림없이 옳은 일인데도 이런 저런 이유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있다”며 “낙심하지 말라. 세상일은 사필귀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을 뿐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합류 의사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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