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
임대주택 등 3가지 방안 중 선택
2018년 지방선거 4개월 앞두고
“1인당 18만원씩 지역화폐” 발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대장동 개발에 따른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당금 1822억 원을 임대주택 물량을 늘릴 용지 매입에 쓰지 않고 성남시 정책에 활용하는 방안을 직접 결재한 사실이 내부 공문을 통해 확인됐다. 이 1822억 원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지사가 1인당 18만 원을 성남시민에게 지급한다는 ‘시민배당’ 공약의 재원으로 활용됐다. 국민의힘은 “개발 이익을 대장동 주민에게 환원하기보다 지방선거 때 내놓을 공약의 재원으로 일찌감치 점 찍어둔 것 아닌지 강하게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14일 동아일보가 국민의힘 대장동 의혹 태스크포스(TF)와 유상범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배당이익 활용방안 시장 보고’ 문건에 따르면 2017년 6월 12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당시 이 시장에게 배당이익 1822억 원(세후 1404억 원)에 대한 활용 방안 세 가지를 보고했다.
‘대안①’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 사이에 맺은 기존 사업 협약대로 A10블록(1200가구)을 성남시가 매입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배당금보다 500억 원이 더 필요해 토지 매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대안②’는 성남시가 A10블록 대신 A9블록(221가구)을 매입하고 임대주택을 건립하는 방안이었다. 이곳에 임대아파트를 건립한 뒤 ‘적격 세입자’(80가구)에게 공급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담겼다. ‘대안③’은 임대주택 용지를 매입하지 않고 배당이익을 성남시 정책 방향에 활용하는 것이었다. 2017년 6월 12일 ‘시장 결재’ 직인이 찍힌 이 보고서에서 이 지사의 선택은 대안③이었다. 보고서에는 대안③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이 지사는 2018년 2월 페이스북을 통해 “1822억 원을 서민경제에 도움 되게 지역화폐로 지급하고자 한다”고 했다. 배당금으로 마련한 재원을 ‘전 성남시민 18만 원 지급’ 계획에 사용하겠다고 한 것. 당시는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이 지사는 다음 달인 같은 해 3월 15일 시장직을 사퇴했다.
성남시는 은수미 시장 때인 지난해 3월 배당금 가운데 1000억 원을 성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받아 942억 원을 성남시민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는 ‘재난연대 안전자금’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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