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3일 쏘아올린 ‘당 해체론’을 놓고 15일에도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여진이 이어졌다. 윤 전 총장 측은 “다른 후보들도 과거에 ‘당 해체하자’는 주장을 한 번씩 하지 않았느냐”며 역공에 나섰다. 홍준표 의원 측은 “이젠 실언이 아니라 망언을 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야권은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것인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尹측 “발끈해도 되는 사람들 맞나”
윤석열 캠프 윤희석 공보특보는 15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당 해체론’을 언급한 데 대해 “‘정신머리를 바꾸지 않으면’이라고 한 발언이 거칠다는 지적은 인정한다”면서도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모두 과거에 한 번씩은 당을 해체하자는 주장을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홍 의원은 지난해 총선 직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 소식이 들리자 ‘자생이 없는 당은 해체하라’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상대로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윤 특보는 “두 분은 진짜 당 문을 닫으라고 얘기했지만 윤 전 총장은 ‘제대로 하자’ 이런 뜻 아니냐”며 상대 진영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윤 전 총장은 13일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전선을 집중해야 하는 지금, 당내 일부 후보가 오로지 윤 전 총장만 쓰러뜨리면 대통령이 된다는 생각에 내부 비판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아무리 경선에서 경쟁하는 사이라지만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주장했던 ‘당 해체’ 발언은 까맣게 잊은 채 말꼬리 잡기에만 급급한 자세는 옳지 못하다”고 했다.
● 洪측 “여론조사 밀리자 평정심 잃어”
홍준표 캠프도 물러서지 않고 연일 공세를 이어갔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캠프에 합류한 이언주 전 의원은 15일 T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그러려면 입당은 하지 않는 게 맞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그는 YTN에 출연해서는 “홍 의원은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 (5년 전)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선에) 나와 고생을 했는데도, 지금까지 그런(당 해체) 얘기를 안 했다”며 “입당한 지 3개월 된 분이 그런 얘기를 하니 (홍 의원이) 이건 아주 거만하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이재명 후보와 1대1 구도에서 더 경쟁력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윤 전 총장이)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며 “경쟁 후보들에게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윤 전 총장과 연합전선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15일 BBS 라디오에서 “나는 분개하지 않는다”면서도 “윤 전 총장이 반성하고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개혁소장파였던 나는 당 해체론을 수십 번 발언했다”며 “당이 나쁜 관행을 반복하고 안 바뀌면 없어지는 게 낫다는 것은 하나의 표현 방법”이라며 윤 전 총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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