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15일 처음으로 1 대 1로 맞붙은 맞수토론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토론 자리에 없던 윤 전 총장을 비판한 유 전 의원에게 맞서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을 대신 옹호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윤석열-원희룡’ 대 ‘홍준표-유승민’의 2 대 2 구도가 맞수토론에서도 이어졌다.
원 전 지사는 토론 초반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인 유 전 의원에게 경제와 관련된 토론을 벌여 품격을 보여드리는 차원에서 (토론을) 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이 2017년 대선 당시 내놓았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공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은 공약이다.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경제 상황이 안 좋은데 (최저임금을) 올리는 걸 보고 잘못됐다고 인정했다”며 “나는 말을 바꿀 땐 쿨하게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루스벨트식 좌파정책으로 경제부흥 정책을 펴겠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경악했다”며 “홍준표 후보의 고용주도 성장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후보의 경제부흥 정책에 대해 “완전 엉터리”라고 했다.
토론이 중반전으로 접어들자 유 전 의원이 먼저 윤 전 총장 문제를 꺼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났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원 전 지사는 “사법부 판결에 대해 정치인이 당사자도 아닌데 (견해를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재차 “윤 후보는 본인과 처 그리고 장모가 8건이나 의혹 수사를 받고 이제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까지 나왔다. 후보 자격이 있나 이걸 묻는 것”이라고 파고들었다. 하지만 원 전 지사는 “경제 전문가가 경제에 관심이 없다.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을 피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십수 년 정치한 사람 일주일만 털면 다 털린다고 한다. 우리는 일주일만 털면 나오는 사람인가”라고 물었지만 원 전 지사는 “나는 안 털려봐서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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