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보수장 주초 서울 회동… 대북 대화 물밑 움직임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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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방미-CIA 국장 방한에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등
잇단 이벤트로 ‘대화’ 기대 커져… 한미, 대북지원 항목-분야 구체화
美 ‘구체적 제안’ 제재완화는 빠져… ‘대화 재개땐 논의 대상’ 입장인듯
테이블 대면까지 시간 걸릴수도

한미일 정보기관 수장이 이번 주 초 서울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한반도 문제를 다루기 위한 관련국들의 물밑 움직임이 다시 시작됐다. 북한이 이달 초 남북 통신선 복원 등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면서 각국의 외교 안보라인도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 한미는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해선 분야 및 범위까지 더욱 구체화한 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선(先) 대북제재 완화’ 요구 등은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관련국들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정보 수장, 주초 회동

1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방한한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정보관과 이번 주 초 3각 회동을 갖고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정보 수장의 만남은 5월 일본 도쿄 회동 이후 5개월여 만이다. 특히 다키자와 정보관의 방한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라 기시다 신임 총리의 대북 정책 등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외교가에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방미(12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방한(14∼15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간 워싱턴 협의(16∼19일) 등과 함께 한미일 정보 수장 회동까지 이어지면서 남북,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종전선언을 비롯한 여러 방안에 대해 좀 더 실무적 차원의 본격적인 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종전선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인 평화정착으로 들어가는 대화의 입구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15일 브리핑에서 북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논의를 위한 구체적 제안들을 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 “사실 우리는 북한에 구체적 제안들을 했다”고 한 데 이어 다시 비슷한 말을 꺼낸 것.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북한 문제 관련해)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덧붙였다.

소식통 “美의 ‘구체적’ 제안, ‘제재 완화’는 아냐”

다만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에 제안했다는 “구체적 제안”에 ‘선 대북제재 완화’ 카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미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해 일부 ‘소프트’한 제재 완화 카드까지 꺼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다만 미국은 북한이 일단 대화를 재개하면 제재를 북-미 간 논의 대상에 올릴 수는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밝힌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선 최근 다소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외교부, 국정원 등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총출동해 미국 측과 논의를 이어간 결과 조 바이든 행정부도 종전선언의 상징성과 목적을 이해하는 수준까진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것. 여기에 미국은 최근 우리 정부에 “‘전략적 인내’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아니다”라는 입장도 거듭 전달했다고 한다.

또 인도적 분야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선 한미가 식량, 식수 등 위생 관련 물품 등을 포함해 항목과 분야를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본부장도 인도적 분야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 “한미가 공동으로 하는 것으로 거의 준비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일#서울 회동#대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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