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외신도 ‘비리 대선’ 꼬집어”…윤석열 “洪도 자유롭지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8일 20시 56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정치 보복이었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수사를 안 한 사람이 어떻게 얘기하겠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이 시작된 이후 경쟁 주자들이 네 번째로 맞붙은 18일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에서 원 전 지사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해 구속한 건 정의의 실현이냐, 정치보복이냐”고 물으며 당시 수사를 주도했던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윤 전 총장이 잠시 머뭇대며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을 이 잡듯이 뒤져서 (수사)한 건 아니죠”라고 답하자 원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 수사까지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선 토론 과정에서 전개됐던 ‘홍준표-유승민’ 대 ‘윤석열-원희룡’ 구도와 달리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을 날카롭게 몰아붙인 것.

● 일주일 만에 깨진 ‘2대2 구도’
이날 토론에선 원 전 지사를 비롯해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까지 윤 전 총장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원 전 지사는 자신의 첫 주도권 토론에서부터 작심한 듯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공세에 나섰다. 원 전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임기가 보장된 기득권 카르텔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법에 따라 해야지 어떻게 내보내느냐”고 답했다.

원 전 지사가 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자 윤 전 총장은 “전직 대통령을 그런 방식으로 (수사)하는 건 정권에 엄청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어리석은 대통령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 의원도 윤 전 총장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홍 의원은 “포린폴리시와 르몽드 등 외신이 ‘한국 대선이 각종 비리 후보가 나와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돼가고 있다’고 한탄을 해놨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물러서지 않고 “그것이 홍 의원도 해당되는 것 아니냐”며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 의원은 “왜 나를 끄집어 내느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이야기인데”라고 맞받았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13일 제주도에서 캠프 선대위 임명식에서 했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본인은 2년을 털어도 나올게 없다고 하면서 다른 후보는 터는 데 일주일도 안걸린다고 했다. 정치 22년 하면서 이런 모욕은 처음 당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중간에 말이 잘렸는데, 다른 분들도 후보가 되면 일주일도 안 되서 털기 시작한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 신변 공격 줄고 정책 공방
이날 주자들은 그동안 토론에서 개인 신상과 관련된 네거티브 공격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앞선 토론들과 달리 경제, 복지 정책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원 전 지사와 복지 분야에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방안에 대해 공방을 벌였고,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지방 교육과 일자리 쇠퇴 원인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과 복지 재원 마련 방안을 놓고도 맞붙었다.

원 전 지사가 ‘수소경제’를 표방하고 나선 홍 의원에게 “수소를 뭐로 만드는지 아느냐”고 묻자, 홍 의원이 “수소는 H2O 아니냐”며 당황하기도 했다. 토론 이후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수소를 어떻게 만드는지 몰랐다. 미세한 각론까지 다 아는 대통령은 지구상에 없을 것”이라고 썼다.

이날 토론이 끝난 뒤 자신을 제외하고 가장 토론을 잘 한 경쟁자를 꼽아달라는 사회자의 공통 질문에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을, 홍 의원은 원 전 지사를 꼽았다. 원 전 지사와 유 전 의원은 나머지 세 명 모두에게 공을 돌렸다. 유 전 의원이 “윤 후보의 토론 실력이 갈수록 느는 거 같아 흥미진진하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실력을) 늘게 만들어주시지 않았느냐”며 웃으면서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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