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을 가진 사람이 도둑인 게 맞고, 부정부패의 주범은 돈을 받은 사람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아수라’의 제왕 ‘그 분’은 누구인가. 그 분은 돈을 가진 자 위에 돈을 지배하는 자다.”(국민의힘 김도읍 의원)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가 야당과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사실상 ‘이재명 인사청문회’처럼 진행된 국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의 음주운전 이력과 ‘형수 욕설’ 논란, 여배우 스캔들,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등을 총망라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영화 ‘아수라’ 속 일부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맞서 이 후보는 피감기관장으로선 이례적으로 피켓과 판넬을 꺼내들며 적극적으로 맞섰다. 그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수차례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기자회견을 하라”며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李 “돈 받은 자가 범인”
이날 경기도 국감은 사실상 대장동으로 시작해 대장동으로 끝났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오전 첫 질의부터 이 후보를 ‘그 분’이라 지칭하며 “그 분 이전 시대에는 기업에서 돈을 뜯어가는 시대였다면 그 분은 인허가권 등을 이용해 1조 원을 만들어 쓰는 시대를 만들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서범수 의원은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자가 이재명이고 실무자는 유동규”라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저는 대장동 사업을 설계했지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게 아니다”라고 맞서며 ‘국민의힘 게이트’로의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 후보는 “분명한 사실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당의 당론으로 공공개발을 막았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질의를 마친 뒤 ‘이재명 허위답변’이란 자료를 배포하고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선정될 당시인 2015년 성남시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며 “이 후보가 오전 두 시간 동안 총 여섯 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사업의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여부도 이날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대의 개발·분양이익을 안겼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이 후보는 “삭제가 아니라, 추가하자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집을 5억 원에 내놔서 계약해놓고 나중에 잔금 치를 때 되니 집값 올랐으니 나눠갖자고 하는 것이 사리에 합당하지도 않고, 그랬으면 협상이 안 됐을 것”이라며 “공모 단계에서 확정이익을 제시했고 그걸 전제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그 후 실무부서에서 ‘초과이익이 더 생기면 그 일부를 우리가 가지자’는 내부 제안을 채택을 안 한 것이 배임이냐”고 따졌다.
● 긴장감 맴돈 국감장
이 후보와 권순일 전 대법관과의 재판 거래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도읍 의원은 “그 분(이 후보)이 청와대보다 감옥에 가까운 이유”라며 권순일 전 대법관과의 재판 거래 의혹도 제기했다. 화천대유 고문이었던 권 전 대법관이 이 후보 선거법 위반 관련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내려 의심받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이 후보는 “상식적으로 2015년에, (내가) 나중에 재판 받게 될 것 같다, 유죄를 받을 것 같다고 미리 준비했다는 건 아닐 것 같다”며 “대법관이 13명인데 그 중 한 명에게 한다고 (무죄가) 될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 후보 엄호에 나섰다. 이해식 의원은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 의회는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이었고 공공 개발을 줄기차게 반대하던 때”였다고 했다. 백혜련 의원도 “‘그 분’에 대해선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서 이정수 검사장이 말했던 것처럼 그분을 이 지사로 보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고 이 후보를 옹호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청 앞에는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을 비판하는 보수단체들과 이 후보의 지지자들이 뒤엉켜 이른 시간부터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지역당원협의회 관계자들은 “대장동 게이트, 특검이 답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 지지자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확성기를 들고 비방전을 이어갔다. 경찰은 5개 중대 인력을 도청 주변에 배치해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종일 긴장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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