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쏜 탄도미사일은 대남 핵타격용 신형 단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신포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과 SLBM 개발 거점이다.
통상 북한의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로 평가돼 왔다. 과거 북극성 계열의 SLBM은 모두 고각(高角)으로 발사된 뒤 500km 안팎 해상에 낙하했다. 실제 사거리는 최대 2000km 이상으로 대부분의 주일미군 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북한이 향후 SLBM의 사거리를 더 확장해서 괌이나 하와이, 더 나아가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각각 공개된 신형 SLBM ‘북극성-4·5형’이 그 증거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10월 북극성-3형 도발 2년 만에 한국 전역을 핵으로 때릴 수 있는 신형 SLBM 추정 기종이 깜짝 등장한 것. 군 관계자는 “수중에서 발사돼 사전 포착과 요격이 힘든 SLBM을 대남 핵기습용으로 개발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초대형 방사포’(KN-23), 극초음속미사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유사시 전술핵을 실어 한국을 집중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수단이 추가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북한이 발사한 SLBM 추정 미사일의 비행패턴(정점고도 60km, 비행거리 590km)은 기존의 SLBM과 확연히 다르고, KN-23과 매우 유사하다. KN-23을 ‘단거리 SLBM’으로 개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미사일이 KN-23처럼 저고도에서 요격 회피를 위한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군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만약 풀업 기동이 확인될 경우 지상 발사형 KN-23을 ‘해상 발사형’으로 개량한 뒤 잠수함에 실어 핵기습 타격력을 극대화한 또 다른 신종 무기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짧은 사거리 등을 볼 때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된 ‘소형 SLBM’을 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행사장의 SLBM 전시 부스에는 2016년 8월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북극성-1형과 올 1월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5형과 함께 ‘미니 북극성’으로 추정되는 덩치가 가장 작은 SLBM이 처음 포착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잠수함이 2016년 북극성-1형 발사 때처럼 선착장 인근에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먼 해상으로 나가 수면 아래에서 실기동 중에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LBM을 잠수함에 실어 최초로 실전적 발사를 시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신형 잠수함(3000t급)보다는 기존 신포급잠수함(2000t)을 활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최근 처음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처럼 사전 포착과 요격이 힘든 단거리 SLBM 추정 미사일을 쏜 것은 한국을 겨냥한 핵기습 타격력의 극대화를 중단 없이 추진한다는 경고라는 분석이 많다. 군 당국자는 “극초음속미사일과 다종다양한 SLBM에 전술핵을 장착해 실전배치하면 한미 요격망이 쉽게 무력화될 것이라고 북한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우리 군이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처음 시험발사한 SLBM을 ‘부실한 무기’라며 평가 절하한 북한이 더 진화되고 고도의 핵타격 능력을 갖춘 SLBM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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