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9일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73분 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깊은 유감을 표했다. 정부 발표와 달리 일본은 이날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이 2발 발사됐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를 연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미상(未詳)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에 대해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관련 상황을 평가했다”며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발사체를 ‘SLBM’ 대신 ‘미상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도발’이라는 표현 대신 ‘유감’을 표명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런 청와대의 표현은 지난달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핵 개발 행위를 도발로 부르지 말고 자위권 차원에서 인정하라며 이중 기준 철회를 요구한 것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정보관이 5월 일본 도쿄 회동 이후 5개월여 만에 한자리에 모여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한 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북한이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도발을 통해 한미의 한반도 전략을 시험해 보는 동시에 향후 대화 국면이 펼쳐져도 주도권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일본 방위성은 “오전 10시 15분, 10시 16분경 북한 동쪽 지역에서 각각 탄도미사일 1발씩, 합계 2발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2발 중 1발은 최고 고도 50km 정도에서 변칙적인 궤도로 약 600km를 날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NHK가 전했다. 나머지 1발은 분석 중이다. 다만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현재까지 북한이 1발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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