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특히 미국은 이번 발사를 강하게 규탄하며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 시간)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 정보관과 3자 협의를 진행했다는 사실과 함께 “김 대표는 미국이 10월 1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가 북한에 대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지속적, 실질적인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번 발사가 여러 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했고, 한국 정부와 달리 ‘도발(provocation)’이라는 표현도 썼다.
3국 대표들은 이날 협의에서 한반도의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으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야한 진전 및 긴장 완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지지 및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전날 한미 간 양자협의 이후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백악관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역내 위협이라는 점을 거듭 지적하며 이를 규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우리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에 관여하기를 촉구한다”며 이렇게 답변했다. 동시에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만나겠다는 우리의 제안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처럼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시도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잇단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마냥 놔둘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강경 대응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북한이 연초 국방력 강화를 위한 5개년 계획 발표 이후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무기체계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할 때 실전배치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의 신형 SLBM 발사는 김 대표가 주말에 방한해 추가로 진행할 예정인 종전선언 관련 논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 논의를 지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런 상황이 자꾸 발생하는 것이 북한의 관여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주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을 그만큼 조속히 대화로 관여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이 문제(미사일 발사)가 대화, 관여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큰 틀을 바꾸는 사건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현재 논의 중인 대북 관여 방안을 바꿀 계기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신뢰 구축 조치의 하나로써 적대시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조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종전선언의 문안을 놓고 미국 측과의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만들어졌던 종전선언 초안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세부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측에서는 확답을 미룬 채 실제 종전선언시 이어질 후속 논의, 예상치 않았던 여파 및 북한의 요구사항 등을 놓고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법률적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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