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이 때 아닌 ‘부인 공방’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의 부인까지 끌어들이는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해명하면서 홍준표 의원의 부인 이순삼 씨를 겨냥했다. 홍 의원이 발끈하면서 양측의 설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부인 강윤형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소시오패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가 ‘반려견 사과 사진’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자 “제 처는 그런 내용을 모른다”고 적극 방어에 나섰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며 부인이 후원회장으로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역공을 펼쳤다. 홍 의원은 “(검찰)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바로 반격했고, 양측은 서로 상대방의 망언·막말 리스트까지 배포하며 하루 종일 난타전을 벌였다.
○ 尹·洪, 서로 상대 부인 두고 난타전
윤 전 총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 씨가 이번 파문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과와 관련한 스토리를 제가 얘기해준 것이고 그걸 하면(올리면) 좋겠다고 제가 판단해서 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사진 촬영 장소가 김 씨의 사무실이었냐는 질문에도 “집이든 사무실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 제가 한 것인데”라며 “가족이 뭐 어떤 분들은 후원회장도 맡는데, 원래 선거라는 것은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해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의 후원회장을 부인 이순삼 씨가 맡고 있는 것을 겨냥해 반격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날 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이치모터스 수사로 검찰의)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할 때도 지난 대선을 할 때도, 저는 제 아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회장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며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의 입은 꼭 개 사과 할 때하고 똑같다. 자꾸 그러면 이재명의 뻔뻔함을 닮아 간다고 비난받는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이날 ‘보도자료 전쟁’도 벌였다. 홍준표 캠프는 ‘윤석열 후보의 실언·망언 25개 리스트’를 배포하며 “우리 당 지지율 하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한가득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도 ‘홍준표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25건)’를 발표하며 “욕설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말 가관이다. 상대방의 전과, 비리 막말, 망언을 두고 이전투구하고 있다.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 아닌가”라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 尹캠프 영입, 문자메시지 두고도 공방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김태호 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 중진급 인사 4명을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후보 선출(11월 5일) 직전 광주를 방문해 ‘전두환 발언’ 등 일련의 논란을 직접 사과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가면서 선대위에 뒤늦게 영입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인가”라며 “이미 개 사과로 국민을 개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줄 세우기 구태 정치의 전형이 되어버렸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이 23일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이번 파문과 관련해 보낸 사과 메시지도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문자메시지에서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 경계하고 단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승민 캠프는 “결국 ‘전두환 정치 잘했다’ 발언은 잘못한 게 아니고,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격거리로 트집 잡은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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