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
성남시, 공영개발 재확인했지만… 유, 민관개발 제안하며 3억대 챙겨
결국 유가 주장한 민관개발 이뤄져… “야당 방해 탓” 이재명 주장 무색
성남시가 대장동 부지를 공영개발로 추진하던 2012년 당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가 남욱 변호사 등에게 민관합동 방식을 제안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직무대리의 공소장에는 그가 남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그 대가로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후 민관합동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10년 성남시장 당선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을 공공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2011년 3월 성남시는 대장동을 공공개발로 추진하는 도시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이듬해 6월에는 이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지역 30만 평 개발사업을 공영개발로 전환하여 그 개발이익을 성남시가 확보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2012년 4월 성남시설관리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대장동 개발 태스크포스(TF)를 맡고 있던 유 전 직무대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업을 민관 공동 개발 방식으로 추진함으로써 성남시와 민간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성남시는 곧바로 “중대한 도시 개발을 멋대로 발표했다. 공영개발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데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당시에도 이 후보와 측근인 유 전 직무대리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은 유 전 직무대리의 구상대로 민관합동 방식으로 실현됐다. 2013년 9월 성남시는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사업’ 진행 등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재선한 뒤 성남시는 2014년 12월 성남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민관합동 개발 방식 채택을 공고했다.
특히 유 전 직무대리는 2015년 3월 화천대유를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하도록 하고 같은 해 6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을 묵살하고 민간사업자에 막대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사업협약 등을 체결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민관합동 개발을 연결고리로 남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업자에게 금품을 요구해 3억5200만 원의 뇌물을 받았고 개발이익의 25%인 700억 원 지급도 약속받았다.
일각에선 유 전 직무대리가 2012년부터 민관합동 개발을 추진하며 뇌물을 챙겼는데도 이 후보가 야당 탓을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그동안 “공영개발은 국민의힘 세력이 방해해 추진하지 못했다”, “(2010∼2014년 첫 시장 임기) 4년 동안 싸웠는데 도저히 어떻게 공공개발을 관철할 수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유 전 직무대리의 비위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참으로 안타깝고 개인적으로 보면 배신감을 느낀다”며 자신과의 연관성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