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설전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다음 달 1일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두 주자의 충돌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되는 모습이다.
두 주자는 대선 캠프 인사 영입을 놓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심도 민심을 따라올 수밖에 없지만 다른 후보 측의 줄 세우기 강요 경선 전략이 걱정”이라며 “당내 국회의원님들과 당협 위원장님들께서는 부디 당원들에게 자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선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라”고 밝혔다.
앞서 윤 전 총장이 24일 홍 의원이 ‘줄 세우기 구태 정치’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답변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받아치자 하루 만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김태호 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 중진급 인사 4명을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와 함께 당원 투표 50%를 반영하는 경선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책임당원 표심을 잡기 위한 두 주자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다음 달 3일과 4일 진행하고, 당원 투표는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모바일과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실시한 뒤 다음 달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도 두 주자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홍 의원은 24일 “당원 투표가 1인 1표라면 여론조사도 1인 1회 응답이 상식이 아니냐”며 “본선 경쟁력을 다투는 상식적인 선거 룰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지 질문하면서 4명의 대선 주자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는 ‘4지선다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일대일 가상대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가상대결을 질문한 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이름을 각각 넣어 4차례 질문하는 형태다.
앞서 윤 전 총장은 24일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는 홍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하든 말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깎아 내렸다.
두 주자는 25일 대전에서 열리는 TV토론회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토론회에는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도 참여하며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당원 투표를 앞두고 ‘망언‧막말 리스트’와 ‘부인 공방’ 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나온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최근 논란이 된 ‘반려견 사과 사진’과 관련해 부인 김건희 씨가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해할 필요가 없다”며 “가족이 뭐 어떤 분들은 후원회장도 맡는데, 원래 선거라는 것은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 의원의 후원회장을 부인 이순삼 씨가 맡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수사로 검찰의)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받아쳤다.
두 주자는 ‘망언 싸움’도 벌였다. 홍 의원 캠프는 ‘윤석열 후보의 실언‧망언 25개 리스트’를 배포했고, 윤 전 총장 캠프도 ‘홍준표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를 발표했다.
윤 전 총장은 25일 토론회 참석에 앞서 대전시당을 방문해 충청권역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을 개최하고 대전 지역 언론인 간담회 등을 진행한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경제 공약을 발표한 뒤 대전으로 이동해 대전지역 전‧현직 기초 및 광역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은 서울에서 e스포츠 종사자들과 만나 처우 개선과 산업 진흥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원 전 지사는 대전시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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