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와 김명수 대법원장 등 다른 5부 요인들과 유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대통령님께서 국회 방문이 7번째시다”라며 “1987년 민주화 이후에 국회 연설을 제일 많이 하신 대통령이다. 앞으로도 청와대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는 모습이 견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문 대통령을 환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국무총리께서 (시정연설을) 대독한 경우가 많았고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경우에 번갈아 하면서 전부 다 한 사람은 제가 최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도 그동안 예산안을 잘 처리해 주시고 6번의 추경예산도 늦지 않게 통과시켜 주셔서 정부가 위기국면을 잘 대처할 수 있게끔 뒷받침을 잘해 주셨다”며 사의를 표했다.
환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10시2분쯤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이 연단으로 향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이와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앉은 채로 박수 없이 문 대통령을 맞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 좌석 앞에 대장동 비리 관련한 피켓을 세워두었는데 이는 단상에 선 문 대통령이 이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박 의장과 목례를 나눈 뒤 연단에 자리 잡고 약 35분 간 2022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마지막 시정연설에 임했다.
이날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정연설에는 PPT가 활용됐다. 문 대통령은 연설 중간중간 여야 의원석을 번갈아 바라봤으며 중요한 부분에선 손짓을 사용해가며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코로나’, ‘경제 회복’ 등을 언급할 때마다 총 17번의 박수갈채를 보내며 문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에 힘을 보탰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문 대통령을 향해 기립한 것은 10시39분쯤 연설 뒤 퇴장하는 길목에서 피켓을 들 때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어설 때 문 대통령이 연단 위에 벗어놓고 온 마스크를 다시 가지러가는 장면이 연출돼 주위에선 일부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석 사이 계단을 통해 빠져나갔으며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나가는 길에 도열해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과 주먹인사를 나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마지막 시정연설에 직접 나서면서 임기 5년 내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2017년 6월12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연설까지 포함하면 이번 연설은 문 대통령의 예산안 관련 6번째 연설이자 시정연설로만 따졌을 땐 5번째 연설이다.
이날이 문 대통령의 예산안 관련 마지막 시정연설인 만큼 문 대통령은 여느 때 국회 연설과 달리 여야 의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했다. 앞선 연설에서처럼 법안처리를 염두에 두고 야당을 압박하는 듯한 뉘앙스도 풍기지 않았다.
특히 내년 예산안 관련해선 재정건전성 우려를 의식한듯 “올해 세수 규모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당시 예상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현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자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할 첫 예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 부분에선 “우리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주셨다”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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