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승차감 문제로 소방청에서 퇴출당한 1t 화물차 개조형 구급차를 군에서 여전히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선 부대는 물론 의무지원, 응급환자 후송 임무를 맡고 있는 국군병원에서도 여전히 화물차 개조형 구급차를 운용하고 있어 장병이나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승합차 개조형 구급차로 조속히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군병원 12곳의 민수용 구급차 52대 중 화물차 개조형은 20대로 38%를 차지한다. 올해 2월까지 국군양주병원에서 구급차를 운행했던 송수환 씨(21)는 “화물차 개조형은 승합차 개조형과 비교했을 때 차량 안정성이 떨어져 운전하기 매우 어렵다. 특히 요철이나 커브 길을 통과할 때 무게중심이 높아 위험을 느낀 적이 많다”면서 “응급환자일 경우 무조건 승합차 개조형을 운행했다”고 말했다.
군 복무 당시 구급차를 운전했던 김모 씨(24)도 “고속도로를 운행할 때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차선을 벗어나 아찔했던 적이 셀 수 없이 많다”며 “구급차를 고르게 운용해야 해서 응급상황이 아닌 경우에만 화물차 개조형을 운행하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화물차 개조형 구급차 내 환자실의 승차감 문제가 환자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화물차 차대에 환자실을 별도로 설치한 구조라 흔들림이 심하고 충격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것. 상병 시절 진료를 위해 화물차 개조형에 탑승했던 강모 씨(22)도 “뇌진탕 때문에 어지럼증이 있었는데 차가 앞뒤로 계속 흔들려 멀미를 했다”고 전했다. 김 씨도 “시속 20km로 과속방지턱을 통과했는데 환자실에 탄 간호장교가 충격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간호장교들도 승차감이 나쁜 화물차 개조형을 꺼린다”고 했다. 2017년 11월에는 경기 양주시에서 호흡곤란이 온 훈련병을 후송하던 국군양주병원의 화물차 개조형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전복되며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2012년 이후 화물차 개조형 도입을 중지했으며 2018년 모두 불용 처리했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15년부터 스타렉스 기반 구급차로 교체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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