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절반 이상은 지난 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잘못한 일이 더 많다’고 평가한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26일~28일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전직 대통령(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에 대한 개별 공과를 평가한 결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잘한 일이 많다’(긍정평가)고 응답한 비율은 21%, ‘잘못 한 일이 많다’(부정평가)는 의견은 52%였다.
이는 한국갤럽이 지난 2015년 8월 실시한 조사 결과보다 긍·부정 평가가 모두 늘어난 결과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9%, 부정평가는 45%였다.
한국갤럽은 “공교롭게도 이번 조사가 실시된 첫날인 26일 오후 별세 소식이 전해졌고 언론 보도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첫 대통령이지만 ‘6·29 선언’ 외 강렬한 이미지가 없었다. 2015년 조사에서는 유권자 절반가량이 그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었다”고 부연했다.
긍정평가 응답 기준으로 보면 역대 대통령 중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62%로 가장 높았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 각각 61%, 김영삼 전 대통령이 41%로 조사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번에 조사한 역대 6명의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16%에 그쳤다.
반면 부정평가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73%로 다른 대통령의 부정평가를 압도했다. 부정평가 순으로는 노태우 전 대통령(52%), 김영삼 전 대통령(34%), 박정희 전 대통령(26%), 노무현 전 대통령(22%), 김대중 전 대통령(19%) 순이다.
연령별로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20~40대에서 40%대, 50대에서 72%, 60대 이상에서는 82%에 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40·50대, 노무현 전 대통령은 30·40대에서 가장 높은 70% 안팎의 긍정평가를 받았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그 비율이 대체로 50%를 웃돌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연령별 긍정평가가 37~47% 사이로 고른 편이었으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전 연령대에서 30%를 밑돌았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지난 조사(2015년 8월)와 비교하면 긍정평가가 16%에서 41%로 상승해 긍·부정 시각이 뒤바뀌었다.
같은 해 11월 별세 직후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부터 민주화에 헌신했던 일대기와 업적이 재조명됨에 따라 인식도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5년 3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호감 간다’는 응답이 19%였으나 11월 별세 직후 조사에서는 51%로 늘었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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