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까지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율이 50%를 돌파하자 높아진 투표율의 유·불리를 두고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신경전이 커지고 있다.
당원 조직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윤 전 총장은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같이하는 것”이라고 했고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홍 의원은 “줄 세우기를 몰아내겠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당협위원장들의 ‘오더(지시)’가 안 먹힌다”고 반박했다.
○ 치솟은 투표율에 모두 “내가 유리”
이날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틀에 걸쳐 진행된 책임당원 투표율은 54.49%를 기록했다. 4강 진출자를 가린 지난달 8일 2차 예비경선(컷오프) 당시의 49.94%를 훌쩍 뛰어넘은 것. 국민의힘은 3일부터 이틀간 모바일 투표 불참 당원을 대상으로 자동응답(ARS) 전화 투표를 추가로 진행하기 때문에 투표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최종 투표율이 60% 이상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모두 치솟은 당원 투표율을 두고 서로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야권에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댕겼던 사람으로서 당에 들어오길 잘했다”면서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이 당의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이 집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과 지역 당협위원장 확보에서 우세한 윤 전 총장 측은 “2차 예비경선 이후 새로 투표권을 얻은 19만 신규 책임당원들은 캠프들에서 독려해 입당한 이들이 많다”며 “투표율 상승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결집한 결과”라고 했다.
부친의 고향이 충남 공주인 윤 전 총장은 이날 충남 아산시 현충사를 참배하고 천안 중앙시장을 방문하는 등 ‘충청대망론’ 행보에 나섰다.
반면 홍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투표율이 60% 넘을 것이고 그러면 조직이 무색해지고 홍준표가 압승한다. 아예 통화가 안 되는 20%가량의 당원을 제외하면 투표가 가능한 당원의 75% 이상이 투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 당협위원장들의 ‘오더 투표’도 당원 반발로 현장에서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에서는 “당원들의 힘으로 구태 정치, 줄 세우기 정치, 구태 정치인들을 몰아내자”며 “당심(黨心)에서도 이겨야 저들이 승복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부산역에서 부산울산경남 시도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전날 대구경북에 이어 책임당원의 43.3%가 밀집된 영남권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신규 당원 중) 수도권이나 젊은층이 많다. 당연히 저한테 유리하다”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저를 향한 전략적 투표”라고 했다.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홍 의원 캠프는 이날 “윤 전 총장 캠프에서 당의 이름을 사칭해 당원으로 하여금 마치 당이 공식으로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허위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경선 마지막 단계에 왔는데 그런 식의 네거티브 공격은 자제하는 게 (경선 이후) 원팀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 국민 여론조사 놓고 洪 “압도” 尹 “박빙”
국민 여론조사의 향방을 두고도 캠프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3, 4일 4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총 6000명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100% 방식의 전화면접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책임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홍 의원 측은 “최근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다”며 “중도층 여론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여론조사에서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이 일부 반영된다.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대일 가상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인 만큼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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