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열린 첫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회의부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반격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반격용 카드로 연일 ‘부동산 대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 가짜뉴스와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 개혁을 꺼내들며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선대위가 꾸려짐과 동시에 ‘이재명식 폭주정치’가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며 비판했다.
李 “부당한 주장과 공격에 반격할 기회”
이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지금 우리 국민을 가장 옥죄는 것은 부동산”이라며 전날 선대위 출범식에 이어 이날도 부동산 문제를 첫 화두로 올렸다. 그는 “최근 민간개발을 추구했고 민간개발업자 이익을 나눠가졌던 부패세력들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왜 공공개발 100%를 하지 않았느냐’는 적반하장식 공세를 일삼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대장동 의혹의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불로소득은 반드시 국민에게’라는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온갖 제도를 새롭게 만들거나 보강해달라”며 “이게 후보로서 1차 회의에서 드리는 당부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4일 정책의총을 열고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으로 불리는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을 본격 논의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3일 개혁 카드도 꺼냈다. 대장동 의혹을 덮는 동시에 지지층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쪽 측면(언론)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사실상 국회의원들의 면책특권이 범죄 특권이 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의 면책특권 일부를 제한하는 것도 생각해야 하고, 언론의 명백한 가짜뉴스에 대해선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부과해야 민주주의가 정상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선대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동체 이익을 감소시킨다고 하면 그 부분(특권) 제한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野 “대장동 게이트 비판 막겠다는 심산”
야당은 일제히 맹비난에 나섰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시점에 면책특권 제한을 운운하는 이 후보의 목적은 선명하다”며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이 밝혀지니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틀어막아 보겠다는 심산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짜뉴스를 제일 많이 만들어 내는 당사자가 또 표를 얻기 위해 대책도 아닌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라며 “이날 발표한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보다 더 거꾸로 가는 반시장적 조치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공공이 유린당하고 공익이 포기된 사례“라며 ”민주당은 부동산 무능 정부고, 이재명 정부는 적어도 부동산 투기를 잡을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캠프 출신 설훈 의원은 이날 선대위 회의 공개 발언에서 각 당의 내년 대선 후보에 대해 “다 고만고만한 장점과 약점들이 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완벽한 사람을 찾아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저런 조건에서 조금 불리하지만 그나마 나은 사람이 누구일지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후보가 ‘불리한 후보’일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으로, 지난 경선 과정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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