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정은, 北 리더십 차원 종전선언 관심…적잖은 의미”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4일 05시 59분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 중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 리더십 확보 차원으로 풀이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 순방 동행 취재 기자단을 만나 관련 질문에 “북한은 여러 차례 종전선언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 중 김정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종전선언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 리더십 차원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을 매개로 한 북미 비핵화 대화에 임할 의사가 있으면서도, 북한 내부 사회의 리더십을 의식해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청와대가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화두로 꺼낸 뒤 이번 유럽 순방 기간 교황의 방북 의지 재확인, 남북 산림협력 등 대화 재개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북한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한미일 3국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한반도 유관국 사이에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추진 논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남측의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며 호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국을 제외한 중요한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 될 거 같다”며 “미국과 북한 간에 협의를 가질 수 있도록 한국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계속해 오고 있다”는 기존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어 “한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위해 북한과 대화 외교를 우선시 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표명하고 있다”며 “종전선언을 포함한 대북 관여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협의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불안전한 정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바꿔나간다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그래서 종전선언에 관한 한미 간에 문안이나 협상 전략이라든지 계속 협의하는 기초 위에서 북한과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부다페스트(헝가리)·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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