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수’ 안철수, 중도층 지지 얻고 완주하나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4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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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를 하겠다며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 시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 대표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3번째다. 2012년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중도 사퇴했고, 2017년 대선에서는 득표율 3위를 기록했다.

안 대표는 출마 선언식에서 제3지대론을 띄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국민들은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어서 걱정이 태산”이라며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적폐 교대만 반복할 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을 모두 비판하며 제3지대 후보로서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안 대표는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에 발을 들인 이후 줄곧 ‘중도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실제 안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의 표심을 흡수하며 두 자릿수 지지율을 계속 기록할 경우 여야 양자 구도의 대선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는 2일 “지금 1지대라고 말씀드릴 정도로 중도에 있는 국민이 40에서 50%가 된다. 중도 중심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대선 완주 의사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출마선언식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선을 목표로 나왔다. 제가 정권교체를 할 것”이라며 “국민들로부터 선택 받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뉴시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대선을 완주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야권을 표방한 상황에서 대선 완주를 강행할 경우 야권을 분열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야권 통합 불발’과 ‘대선 불출마 발언’ 논란도 정치적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안 대표는 올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8월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당시 그는 “합당을 위한 합당은 정권 교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합당 후 대선 후보가 되기 힘들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언급했던 대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그는 “여러 번에 걸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안 대표는 당분간 독자 행보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출마선언식에서 과학기술중심국가 건설 등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중반에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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