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최종 후보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수도권을 집중 공략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국민의힘 당원의 34.7%가 집중된 수도권은 대구경북(24.3%)보다 당원 비율이 높아 이번 경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찾아 “‘경기도 차베스’(이 후보)를 잡겠다”고 선언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경기 북부지역을 누비며 “대장동 게이트는 이재명을 위한 부정부패 사건”이라고 날을 세웠다. 양측 모두 이 후보에게 맞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자신임을 이 후보의 본거지인 경기도에서 호소한 것.
1∼4일 모바일(54.49%)과 자동응답시스템(ARS·9.4%)으로 진행된 국민의힘 당원 투표율은 63.89%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당 경선 중 역대 최고 투표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이날로 종료됐다. 안갯속 판세 속에 윤 전 총장 캠프와 홍 의원 캠프는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국민의힘은 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내년 3월 9일 대선 투표일까지 125일간 여야의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 洪 “경기도 차베스 잡겠다”
홍 의원은 이날 ‘당원 인사’ 행보의 마지막 일정으로 경기 수원에 있는 경기도당을 찾아 “바람은 홍준표를 향해 분다”며 자신이 ‘수도권 민심’과 통하는 인물임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2030 청년들과 호남의 지지 없이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2030의 절반이 홍준표에게 와버렸다”며 “호남을 가도 2030은 열광적으로 홍준표를 지지한다. 보수 정당 사상 처음으로 호남의 20% 이상 지지를 받는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심은 단기간에 돌리기 어렵다”며 “이번 경선은 (제가) 반드시 이긴다”고 자신했다.
특히 홍 의원은 “여기가 ‘경기도 차베스’의 본거지다. 경기도 차베스를 잡으려면 경기도가 주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이 후보를 포퓰리즘의 상징인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비유하면서 ‘반명(反明) 여론’을 결집시키는 전략이다. 홍 의원은 저녁엔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로 이동해 청년층을 만나 “대한민국을 청년의 나라로 한번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호소했다. 지지 기반인 청년층을 상대로 마지막 한 표까지 끌어 모으겠다는 의도다.
○ 尹, 李 겨냥 “이젠 ‘그분’ 차례”
윤 전 총장도 이날 경기 의정부 포천 연천 등 이 후보가 특별히 공들여 온 경기 북부지역의 전통시장을 누비며 정권교체 민심 결집에 집중했다. 윤 전 총장은 의정부 제일시장 상인들과 만나 “정부가 서민들을 챙기는 게 기본 임무”라며 “대통령이 되면 영세 상인들의 피해를 지수화하고 신속한 손실 보상, 세제 공과금 감면 지원 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전 총장은 이 후보에 대한 파상 공세도 펼쳐 나갔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최측근 유동규가 또 다른 최측근 정진상 부실장과 체포를 앞두고 장시간 통화했다는 것은 두 사람이 범죄 혐의에 대해 말을 맞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두 사람의 윗선이자 김만배의 ‘그분’인 이 후보에 대한 수사를 피할 수 없다. 이제는 ‘그분’ 차례”라고 적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전 총장은 “자꾸 은폐하고 늦추는 거 자체가 현명한 생각이 못 된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이 후보가 2013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임대아파트를 짓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거론하며 “한쪽으론 친(親)서민을 가장하고 한쪽으로는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손익을 잣대로 헌신짝처럼 여기는 반(反)서민의 두 얼굴”이라며 “이 후보의 적은 과거의 이재명이다. 그 가면을 벗으라”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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