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여의도 국회를 찾았다. 의회 정치 경력이 없는 만큼 윤 후보의 이날 행보는 입법부에 대한 존중과 함께 당 중심의 대선 승리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긴급현안보고에 참석하고 국회의장단을 예방한 윤 후보는 4개월의 짧은 정치경력을 밝히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아울러 선대위 구성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전하고 ‘국회 중심의 국정 운영’ 등을 강조하며 제1야당 대선후보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첫 여의도 일정을 시작했다. 당 지도부는 윤 후보 등장에 큰 박수로 환영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에게 파란색과 빨간색의 복주머니 2개를 전달했고, 윤 후보는 밝은 웃음으로 복주머니를 받으며 “토요일 대표님과 점심하면서 대선 준비해오신 걸 보니 이런 게 몇 박스 되는 거 같다”고 화답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카페 ‘사심가득’에서 점심 오찬을 함께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과분하게도 제1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됐는데 우리 정치가 달라지길 바라는 당원·국민의 큰 힘을 입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러분과 함께 4개월간 승리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선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대표·원내대표, 당의 의원들과 사무처 관계자, 과거 비대위원장 하셨던 분들, 원로 고문님들의 고견을 다 들어서 함께 선거 대책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며 “대선이 당 역량 강화해 튼튼하고 강한 정당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당 중심의 선대위 구성 계획을 전했다.
본선 상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두고는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어진 긴급현안보고에 참석해 현역 의원들과 상견례 시간도 가졌다. 의원들은 기립박수와 함께 꽃다발로 윤 후보를 환영했다.
윤 후보는 “정치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저를 당에서 정권교체의 선봉장, 대통령 후보로 뽑아주신 데 대해서 기쁜 마음 앞서서 막중한 책임감과 무거운 마음을 갖게 됐다”며 “여러분의 열망과 국민 열망을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헌법 충실한 대통령 되기 위해 대선에서 당이 나서야 하고 당의 운동이 돼야 한다 생각한다”며 “정책 같은 것에 대해서도 행정부보다 훨씬 전문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제가 자리를 잡으려면 의회를 중심으로 의회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헌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국정 중심이 의회에 가 있을 수 있도록 입법부를 존중하고 그런 역할을 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의회가 중심이 된다는 것은 중요한 정책이 충분히 국회에서 논의되고 행정부가 집행하는 것”이라며 “권력 구조 개헌 문제도 있지만, 어떤 형식이든 의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소속의 김상희 부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젊은 세대가 국회에 들어와 세대교체도 원활하게 돼야겠지만, 의정 경험이 많은 의원들이 중심을 잡고 계시는 것이 국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나(생각한다)”고 의회를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부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 할 때 (정 부의장이) 빨리 입당하라고 해서 조언을 따랐다”며 두 사람의 인연을 소개했다. 두 사람은 포용을 나누며 친밀함을 과세했고, 정 부의장은 윤 후보에게 꽃다발과 함께 ‘메르켈 리더십’이라는 책을 선물했다.
이날 국회 마지막 일정으로 헌정회를 방문한 윤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회원님들의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 우릴 지키려는 열정을 잘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 방문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윤 후보는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에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다”는 글을 남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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