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낮은 출산율이나 여성의 경력단절, 여성을 상대로 한 스토킹범죄, 사이버범죄, 가정폭력, 성범죄 등 다양한 문제를 생각할 때 여성가족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은 여성가족부가 많이 노력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가족법 개정과 공보육 도입, 그리고 가부장제의 상징과도 같던 호주제가 폐지될 수 있었던 것도 여성 운동가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특히 2005년 민법개정을 통한 호주제의 폐지는 남성 중심의 가족문화를 양성평등으로 바꾸어 가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때 저도 여당의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법안 상정에 참여하고 국회의원으로서 한 표를 보탰던 것을 제 의정 생활에서 영광스러운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가정과 사회에서 동시에 돌봄의 역할이 요구되면서 경력단절 여성이 늘어나고, 경제활동인구도 줄었다”며 “이 여성들 어려움을 그대로 두고서는 우리가 코로나19로부터 포용적 회복을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당당하고 동등하게 더 많이 세상에 참여할 때 포용적 회복, 온전한 회복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일자리와 돌봄 등의 어려움에 적극 대응하고 신산업, 과학기술 등 유망분야에 더 많은 여성 전문인력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여성 관련 정책도 다시 한번 꼼꼼히 돌아보겠다”며 “여성 정책들이 출산과 돌봄 등 특정 분야에만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여성정책이 오히려 성평등을 저해하고 암묵적으로 여성에게 더 큰 짐을 지우는 것은 아닌지 반성적 관점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또한 격심해지는 경쟁 속에서 흔들리는 성평등의 가치도 굳게 세우겠다”며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성평등 사회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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