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후보 선출 뒤 첫 주 행보로 자신의 취약점인 여성과 호남, 중도층 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윤 후보는 9일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10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다. 특히 윤 후보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시로 바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은 뒤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한다. 대선 후보 확정 뒤 첫 지방 행보로 호남을 선택해 외연 확장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 반문(반문재인) 전선 결집과 별개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존중을 보이면서 중도층에 호소하겠다는 것. 광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에 대해 윤 후보가 내놓을 사과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도 주목된다.
●尹 지지율 취약층 여성 표심 공략
윤 후보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여성이 행복해야 우리사회도 행복하다”며 “과거에 비해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긴 했으나 일상 속에서 여성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비롯해 아직도 우리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취약층인 2030세대 중에서도 여성의 지지율이 더욱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자신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게 나오고 있는 30대 여성의 고충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여성의 고위직 진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고용의 기회와 질적 측면에서 남녀 격차가 여전히 크다”며 “특히 가사와 육아 부담으로 30대 후반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화된 부분이 매우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전국여성대회 참석에 앞서 서울 강북구 국립4·19 민주묘지에 있는 4·19 학생혁명기념탑을 참배했다. 여성대회 참석 뒤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평 변호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보편적 시스템에 의해 법 집행이나 기회를 나누지 않고 내로남불로 내 편과 남의 편을 갈랐기 때문에 공정과 상식이 국민의 시대정신이 됐다”며 “사회가 공정과 상식에 따라 굴러갈 것이란 신뢰와 믿음 등 사회적 자본이 없다면 더이상 성장도 일자리도 없고 청년에게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신 변호사가 페이스북에서 저에게 날선 비판을 해주실 때는 제 처가 꼭 읽어보라고 그 글을 보내준다”고도 했다. 신 변호사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을 계기로 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윤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尹 1박 2일 호남 강행군
윤 후보는 10일부터는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과 경남 행보에 나선다. 방문 첫날은 사과 메시지, 둘째 날은 통합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게 윤 후보 측의 설명이다. 캠프는 이번 호남 일정을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메시지를 다듬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윤 후보 측 관계자가 밝혔다.
윤 후보는 10일 광주시민의 인권 보호 활동을 벌였던 고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방문한 뒤 광주 5·18자유공원,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전 전 대통령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할 계획이다.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은 “광주 일정은 윤 후보가 낮은 자세로 광주 시민들을 직접 찾아뵙고 진솔한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는 게 목적”이라며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자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목포시로 가 하룻밤을 묵고 11일 오전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다.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는 기념관에서 DJ정신을 기리며 통합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11일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문 대통령과 구분해서 본다. 윤 후보는 평소에 ‘노 전 대통령은 상당히 긍정적 측면이 많이 있다’고 말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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