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특검) 도입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수사의 미진한 점이 남을 경우”라는 조건을 걸었지만 이 후보가 야권의 ‘대장동 특검’ 요구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선과 특검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정비리 문제에 대해선 엄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며 “검찰 수사를 일단 지켜보되 미진한 점이나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더 완벽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께서 이 사건 주임검사일 때 대장동의 초기자금 조달과 관련된 부정비리 문제를 알고도 덮었다는 문제제기가 있다”며 “당연히 이 부분도 수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고 부족하면 특검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자신 뿐 아니라 윤 후보도 특검 수사 되어야 한다는 것.
다만 윤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에 대한 동시 특검을 주장한 데 대해선 “특검을 빙자해서 수사회피, 수사 지연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장동이나 화천대유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윤 후보 가족들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수개월이 소요되는 특검으로 피할 생각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이런 뜻에 따라 민주장도 특검 도입에 대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여야 협의를 통해 특검법을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경우 이번 대선이 사실상 ‘특검 대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내년 2월 14일 대선 후보자 등록일 전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선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특검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힌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쩨쩨하게 조건부 특검 수용의사로 여론을 물타기 하지 마시고, 집권여당 대선 후보답게 대장동 특검, 오늘이라도 전면 수용하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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