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내주 첫 화상정상회담…北문제 논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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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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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주 화상으로 첫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중패권 경쟁 속 양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로서는 북한 문제가 다뤄질지, 또한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얘기가 오갈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평가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화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담의 일정 등 구체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담의 성과를 담을 공동성명 채택 등에 대한 사전 작업과 세부 의제에 대한 조율을 양국이 실무 차원에서 진행 중이라는 관측이다.

미중 정상이 화상으로 나마 대면할 경우 최우선 의제는 결국 대만 문제일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고강도 대만 해협 무력시위로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에 미군 일부가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론화’ 하며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또한 미국의 상·하원 의원들이 미 군용기 C-40에 탑승해 대만을 깜짝 방문하면서 중국은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의 일부분”이라면서 “미국의 행동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미국의 행보를 ‘도발적 행위’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내정간섭을 중단하라며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일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의 효력을 연장한 것도 냉랭한 분위기에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행정명령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린 것으로 차이나텔레콤 등 30여 개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현재 바이든 체제에서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은 59개로 늘어났다.

미국이 대중견제를 위한 ‘동맹네트워크 확대·강화’ 움직임에도 시 주석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출범과 쿼드(QUAD·미국·인도·호주·일본 비공식 협의체) 등에 ‘다자주의 역행 행보’라며 비난해왔다. 이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 미중 갈등의 면이 넓어지고 있는 최근 분위기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련의 상황은 북한 문제가 다뤄지더라도 원론적인 수준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중 간 양국 사안만 논의하더라도 대다수의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면 정상회담은 오찬과 같은 ‘스킨십 행보’를 통해 자연스레 정상들이 여러 사안을 다룰 가능성이 있는 반면, 화상 형식은 다양한 의제를 다루기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일을 맞아 기념강연회를 열었다. 김 총비서는 당 차원에서 중요한 과업들을 재차 강조했으며 별도의 대외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일을 맞아 기념강연회를 열었다. 김 총비서는 당 차원에서 중요한 과업들을 재차 강조했으며 별도의 대외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아울러 북한이 ‘적대시 정책·이중기준 철폐’라는 대화 선결 조건을 내세운 가운데 미국의 대화 제의에 꿈쩍하지 않고 있는 상황도 이번 정상회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든호’는 외교적 해법을 계속해서 언급하며 ‘대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은 없다’ ‘조건 없는 대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한반도 상황 관리에 일단 초첨을 맞추는 모양새다.

중국이 최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문제는 미중 정상 간 우선순위가 아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가능성이 낮은 것”이라며 “예를 들어 대북제재 완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수용할 수 없는 것이고 시 주석도 미국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 문제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서로 간의 입장차만 더욱 극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북한 문제가 언급된다면 ‘한반도 안정을 중시한다’ ‘관련국들은 대화·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 수준의 메시지 정도는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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