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선 대통령’ 이재명·윤석열…승부처는 ‘비호감 극복’[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10시 40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동아일보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동아일보DB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는 ‘0선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국회의원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지만 중앙정치를 해 본 적이 없고,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는 정계에 입문한 지 4개월여 밖에 안 되는 정치 신인이다. 이처럼 집권여당과 제1야당 후보가 국회경험이 없는 인물로 채워진 건 1987년 직선제 이후 처음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또 다른 공통점도 갖고 있다. 각각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수사기관이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수사결과에 따라 민심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묵념하고 있다. 광주=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묵념하고 있다. 광주=사진공동취재단


두 후보는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경험도 있다. 이 후보는 ‘바지’와 ‘확 끄는데요’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었고, 윤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 논란과 ‘개 사과’ 사진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두 후보 모두 호감도보다는 비호감도가 더 높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와 중도층에서 비토 정서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비호감을 극복하는 후보가 내년 대선의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선 이 후보는 최대 현안인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정책 등에 있어서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척점으로 상징되는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국정운영의 비전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두 후보는 2030세대와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후보는 강력한 실천력을 강조하며 “실적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고, 윤 후보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약탈의 대한민국에서 공정의 대한민국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두 후보는 지난 5일 여야 대진표가 확정된 후 첫 주말 동안 정책 행보의 초점을 청년 문제 해결 등에 맞췄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대선이 2030세대와 중도층 표심과 함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제3지대와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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