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대방의 이슈거리를 이용해 견제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5·18민주묘지 방명록에 남긴 글을 지적하며 ‘오월정신을 모독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 후보는 이에 이 후보가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을 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차별화를 선언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가 최근 기자들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이른바 ‘백브리핑’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저는 대통령이 돼서도 하겠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 후보가 현장 행보에서 한 발언이 연이어 논란이 되자 소위 ‘백블 금지령’을 내렸다. 대선 후보로서 한 발언이 자칫 공약으로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는 만큼 신중을 더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후보가 특정 매체와 통화하고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으면서 기자들로부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또 이 후보가 대장동 등 민감한 현안이 쏟아지자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꼼수 논란’도 불러왔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직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대신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윤 후보의 반격에 앞서 이 후보도 윤 후보의 ‘5·18묘지 방명록’ 글귀를 꼬집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전날 광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방명록에 ‘오월정신을 반듯이 세우겠다’고 적은 데 대해 “국힘의 대선후보가 ‘오월정신을 반듯이 세우겠다’고 한 것은 오월정신이 비뚤어져 있다는 의미로 오월정신 모독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반듯이가 제대로 쓴 것이라면 더 문제다”며 “5월정신을 반듯하게 세우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표기 실수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군사반란으로 집단학살을 자행한 반국가세력 민정당의 후예가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이들과 그에 동조한 언론에 의해 오월정신은 왜곡당하고 폄훼당해 ‘반듯이 서’지 못했던 아픈 역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는 수백명을 학살하고 이들을 폭도로 매도해 저같은 사람까지 2차가해에 가담시켜 ‘5월정신을 반듯이 서지 못하게’ 한 자당의 과거를 사과하고, 김진태 전 의원을 선대위에서 내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이에 이날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5·18민주묘지 참배 때 방명록에 ‘반듯이’라고 쓴 것에 대해 “‘반드시’가 아니라 ‘똑바로’라는 뜻”이라며 “같이 근무했던 호남 출신 동료들이 잘 쓰는 말이다. 5월 정신은 우리가 추구할 헌법정신이고 국민 통합정신이다. 5월 정신은 국민통합 정신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에 대해 이 후보의 비판이 거세지자 국민의힘도 지원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가 (전날)‘음주 운전자보다 초보운전자가 더 위험하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음주운전도 내가 하면 별 것 아니라는 인식은 뼛속까지 내로남불 DNA를 승계한 민주당 후보답다는 생각이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자신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음주 운전자와 초보 운전자로 빗댄 것을 두고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운전자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이에 “이 후보의 발언의 취지는 ‘음주운전 경력자와 초보운전 경력자 중 실수할 위험(가능성)이 더 많은 사람은 초보운전’이라는 뜻”이라며 “음주운전 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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