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측정기 앞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앉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문재인 대통령이 한마디를 툭 던졌다. “척 봐도 안 좋을 것 같은데.” 문 대통령의 농담에 일순간 K-뷰티 전시홍보관 내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2021 K-박람회’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K-뷰티 전시관’에 들른 문 대통령 일행에게 양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개인별 피부 특성에 따른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기 위한 피부측정 기기를 소개하던 참이었다.
황 장관이 “피부가 나쁜가요?”라고 묻자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모공이 조금 많으시고 주름도 조금 많게 나오고…”라며 양 연구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55세인 황 장관의 피부 나이는 63세로 측정됐다.
문 대통령이 “모공, 주름, 탄력별로 높은 점수가 아니고만, 보니까”라며 한마디 보태자 다시 웃음이 일었다.
문 대통령이 “이렇게 측정하면 화장품을 처방해 주느냐”고 묻자 양 연구원은 “이런 피부데이터들을 활용해서 국내에서도 이미 개인 맞춤형 화장품이 나오고 있고 국가별 피부 타입에 따라 맞춤형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2021 K-박람회’는 그간 부처별로 진행하던 비대면 수출지원 행사를 한데 모아서 개최한 이른바 종합 한류 행사이다. 한류 연관 상품을 홍보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을 지원하며 문체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가 협력해 올해 처음 개최됐다.
보건부의 ‘K-뷰티’ 홍보관에서는 피부특성 측정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한 기업 사례가 소개됐다. 관계자들의 설명을 관심 있게 청취하던 문 대통령은 다음 부스로 이동하려다가 “황희 장관님 한 달쯤 후에 얼굴이 훨씬 좋아보이면 내가 따라 할게요”라며 마지막까지 전시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농식품부의 ‘K-푸드’ 홍보관에서 김치와 딸기의 수출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치가 호주에서 수출이 꽤 되고 있다는 설명에 문 대통령이 “우리 동포들이나 재외국민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좋아하느냐”고 묻자 김순진 한성식품 부사장은 “현지인들이 한국 김치에 대해 건강한 음식으로 생각해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딸기와 샤인머스캣을 태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한 부부의 말을 듣고 “우리나라에서는 알이 굵은 것을 좋아하지만 동남아 지역에서는 알이 이렇게 작은 것, 이게 당도가 높기도 하고 잘 허물어지지 않아 보존도 잘 되고 그래서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공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 농식품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서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공략을 하도록, 왜냐면 중소기업 차원에서는 아직 진출하지 않은 나라에 처음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각 전시관을 둘러보며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 마케팅을 통한 성공사례, 해외 바이어기업과의 화상연결시스템 등에 대한 각 기업들의 설명을 주의 깊게 청취했다. 또 한류 연관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 해외 진출 현황을 살폈다.
K-박람회에서는 11월 한 달간 온라인 공연과 실시간 상품판매(라이브 커머스), 국내외 온라인 유통망 내 판촉전, 한류 홍보콘텐츠 방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내외 9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화상상담과 계약체결 등 여러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