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외교관이 택시를 들이받아 접촉사고를 낸 뒤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 경찰이 내사(입건 전 조사)에 나섰다.
서울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주한 미국외교관 2등 서기관 등 4명이 타고 있던 외교차량이 10일 오후 5시 35분경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차선 변경을 하며 택시 뒷면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택시의 차체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인 외교관은 사고를 낸 뒤 택시기사의 항의에도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용산 미군기지 인근까지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택시기사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 경찰관의 요구에도 창문을 내리지 않은 채 음주 측정을 비롯한 진술을 일체 거부했다고 한다. 이 차량은 관사가 있는 미군기지 영내로 들어갔지만 경찰은 법적 근거가 없어 내부로 진입하지 못했다.
택시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외교관이 사고 후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택시기사가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과 진술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상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해당 외교관을 추후 조사해 사고 발생 경위와 고의로 도주한 것인지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외교부를 통해 주한 미국대사관 측에 출석 등 조사 협조 요청을 한 상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외교부도 관련 경로를 통해 (해당 사건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건에 대해서도 우리 수사당국과 협력 하에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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