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전태일 열사 추모식을 하루 앞둔 12일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강국이 되었는데, 시민의 노동권은 허약하기 그지없다”며 “신노동법을 통해 대한민국을 ‘당당한 노동선진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 재단에서 ‘주4일제 로드맵 및 신노동법 비전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고용관계나 업장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일하는 시민들이 ‘일할 권리’, ‘쉴 권리’, ‘단결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강력한 노동권을 부여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국민 주4일제’를 뚝심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공약했다.
이날 공개된 심 의원의 ‘주4일제 도입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부터 노동조합·자영업자·중소기업·대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범시민추진본부를 구성해 주4일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 및 합의 단계를 진행한다.
2023년부터 1년 반 동안은 교대제 사업장, 여성 다수 사업장, 탄소 배출 다량 사업장 등을 지정해 주4일제를 시범 도입하고, 2025년 국회 논의를 거쳐 단계적 입법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심 의원은 “주4일제가 대기업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냐.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오히려 손해보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아니다”며 “소득단계에 따라 주4일제와 노동시간 단축은 세밀하게 맞춤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시간 노동 직군이 몰려있어 주4일제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안정적인 소득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저소득층 노동자 직군에는 ‘최소노동시간보장제’를 통해 일정 정도의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시간을 보장할 예정이다. 또 부족한 소득에 대해선 ‘평등수당’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중위소득과 고소득층 노동자 직군의 경우 주4일제 도입을 통해 쉴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심 의원의 구상이다.
심 의원은 “주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에게 세제 및 사회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자영업자와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에게는 충분히 쉴 권리, 휴식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유급 휴가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노동법 일환으로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 확대 ▲전국민 고용보험 신속 도입 ▲모든 일하는 시민에게 산재 보험 적용 등도 약속했다.
특히 임금 부문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가치를 단계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임금 정책 로드맵도 함께 제시했다.
1단계로 공공병원 간호사 및 물리치료사·도서관 사서·문화기관 공연예술종사자 등 공공부문 동일유사직무에 대해선 상향평준화된 직무급형 임금체계를 도입한다. 2단계로 청소·경비·안내·계산수납·민원안내·콜센터 상담·조리배식 등 무기계약직·기간제·공무직 집단 직무에도 이를 확대하며, 3단계로 민간 부문까지 적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영국처럼 한국에도 ‘국가임금기구’(가칭)을 설치해 노사정이 함께 적정한 임금 수준을 논의하고, 산업별·기업별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심 의원은 신노동정책 발표 회견이 끝난 뒤 ‘일하는 모든 시민을 위한 기본법’ 당사자 간담회에서도 “신노동법과 주4일제는 패키지 정책”이라며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차별을 신노동법으로 없애겠다. 모든 지자체가 똑같은 임금을 상향 표준화해서 적용하도록 하고 공공부문에서 기간제, 무기계약, 자회사에 있는 분들도 동일 임금을 적용하는 원칙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민간까지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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