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오는 22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 발송을 계기로 ‘부동산 세금’을 놓고 앞다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내년 3·9 대선에서 부동산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진 가운데 대선 국면 초반부터 부동산 세금 관련 격전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전날(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되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라며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에 편입하고 1주택자에 대해서 세금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세제는 유지하되 실수요자인 1주택자에는 세 부담을 완화하고 양도세율을 낮춰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종부세는 납세 대상자의 수가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많은 세금”이라며 “재산세와 동일한 세원에 대한 이중과세, 조세평등주의 위반, 재산권보장원칙 위반, 과잉금지의 문제 등이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했다거나 다주택을 가진 국민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고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마치 정의의 실현인 것처럼 주장한다”며 “내년 이맘때는 국민 여러분께서 더 이상 종부세 폭탄 맞을까봐 걱정 안 하셔도 되게 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세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납부 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완화한 만큼, 실수요자에 대한 세 부담은 현실화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윤 후보가 던진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면제 주장에 대해 ‘선심성 공약 남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1주택자 종부세 면제 검토에 대해 “시대의 가치를 전혀 읽지 못한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올해 종부세 고지서가 나온 이후 급격하게 세 부담이 늘어난 가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질 경우 여권에서도 민심 악화를 우려해 추가적인 종부세 보완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민주당은 보유세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기본소득 토지세’(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종부세는 국토보유세로 통합되며 실효세율이 높아지는 만큼 보유세가 전반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토보유세를 통해 마련한 재원은 기본소득 지급에 쓰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국민 모두가 혜택을 보는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15일 페이스북 글에서 국토보유세 비판에 대해 “국민의 90%는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며 “토지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 볼까봐 기본소득토지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정치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면서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도소득세와 관련해서는 ‘완화’에 두 후보가 한목소리지만 윤 후보는 ‘양도세율 인하’를 공약으로 양도세율 자체를 낮춰 부동산 거래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양도세 부과 기준 완화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은 4·7 재보선 이후 당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서 마련한 1주택자 양도세 완화 법안도 추진한다.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9억원(시가 기준)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가 심사에 나선다.
당내에서 양도세 비과세 기준 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집값 상승을 고려하면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법안이 추진되는 만큼 민주당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조정 없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당 일각에서 양도세 중과율 하향이 거론되지만 선대위 정책본부에서는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1세대 1주택자 중 종부세 납부 대상은 2%밖에 안 된다. 100명 중에 2명이 내는 세금”이라며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 시간은 충분히 줬다”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율과 관련해서도 “(완화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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