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김 교수를 처음 만난 윤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인 지난 7일에도 김 교수를 따로 만나며 선대위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김 교수의 합류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그 가능성은 크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교수 영입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김 전 위원장의 성격과 김 교수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두 사람 모두를 영입했을 때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안을 보고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겠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 캠프 인사를 두고 ‘파리떼’라고 지칭한 만큼 선대위에 들어간 인사들의 면면을 보고 합류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인사에 방점을 찍은 건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추진력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비대위원장으로서 당 중진들의 거센 공격을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안 후보를 저격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뱉자 중진들은 ‘사퇴’를 거론하며 반발했다.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자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당장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마포포럼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이 분열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고 김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강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 당내 중진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확실히 눌러야 한다. 선대위 합류 인물들의 면면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런 생각에 반하는 것이 김 교수 영입이다. 김 교수는 지난 4월15일 페이스북에 “(김종인의) 일 처리 방식은 대체로 일방적이라 개혁이나 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조직이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이 큰 것도 아니어서 좋은 관리자나 개혁가는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김 교수가 글을 올린 시점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후다. 김 교수는 “김 전 위원장이 다시 윤 전 총장을 향해 손짓을 보내고 있는 거 같다”며 “하지만 ‘공정’의 가치를 높이 들고 있는 윤 전 총장이 30년 전 그때 돈으로 2억1000만원, 어마어마한 돈의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나”라고 말하며 김 전 위원장의 아킬레스건도 건드렸다.
김 교수가 선대위에 참여한다면 김 전 위원장보다는 낮은 직급일 가능성이 크다. 당 일각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상임선대위원장 김병준 카드’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선대위가 구성되더라도 잡음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외연 확장을 위한답시고 내부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김 교수 영입설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배경에는 ‘김종인 견제’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대위 구성 전부터 ‘고자세’를 유지하는 김 전 위원장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만약 김 교수가 영입된다면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 간 의견 대립 시 윤 후보 의중에 힘이 실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상황이든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을 내용임이 분명하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 대표 말대로 김 교수가 선대위에 합류한다면 김 전 위원장과 원만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윤 후보가 캠프 사람들도 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잡음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 후보 측은 이에 대해 “김 교수가 과거 김 전 위원장을 비판했지만 정치라는 것이 비판도 하고 이를 수용하고 또 화합하고 그러는 것 아니겠나”라며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원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두 분 모두 좋은 케미(궁합)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뿐만 아니라 사무총장 인선 문제를 놓고 이 대표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원활한 대선 관리를 위해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 대신 측근을 기용하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당장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의 백브리핑 시간도 갖지 않았다.
윤 후보는 공지된 일정과 달리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이용호 무소속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과 오찬을 하며 선대위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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