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 중립’ 우려에 대해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지가 분명하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통령도 나쁜 짓 하면, 본인에게 주어진 권력 이상으로 사유화하면 탄핵하는 나라가 아닌가”라며 “대통령도 쫓겨나는 판인데 장관들이 법에 금지된 선거개입 행위를 하거나 불공정행위를 한다면 감당할 수 있겠나.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어 “야당도 문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지가 분명하고 실제 그렇게 할 거라는 신뢰를 갖고 있을 거라 본다”면서 “약간의 우려는 지적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장관들이나, 당적은 총리도 갖고 있는데,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가 있다거나 중립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다고 지적하는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정부가 선거에 개입해서 관건선거했다’, 또는 과거에 부총리하신 분은 ‘예산 때문에 여당이 재미를 봤지요’라고 표현한 것들을 통해서, 경험적으로 우려할 수 있겠지만, 탄핵 이후에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이 그런 것을 걱정할 수준 아니다”라며 “대통령 의지가 워낙 분명해서 걱정 안 하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윤 후보와 이 수석의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무총리, 선거를 직접 관리하는 법무부 장관, 행안부 장관, 선관위 상임위원이 과연 선거 중립을 잘 지킬지 의문을 당에서 계속 이야기했다”며 “윤 후보가 (수석에게) 그런 우려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이에 대해 전날에도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은 다만 국민의힘에서 제기되는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 아닌가 싶다”며 “대통령에게 당적을 이탈하라는 것은 책임정치 관점에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 대통령이 탈당하고, 여당과 인연이 없으니 본인의 잘못에 대해서 여당에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정략적 의도로 탈당한 경우도 있었다”면서도 “책임정치 차원에서는 대통령이 당적을 가져야 된다”고 재차 언급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현직에 있을 때 선거 유세도 돌아다니면서 한다”며 “우리는 그렇게는 못 하더라도 책임정치, 정당정치 관점에서 당적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한 관행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가야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오는 21일 예정된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처음부터 제약하거나 뭘 하려고 하지 마라, 편하게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게 하자고 했다”며 “다만 주제는 정해서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려하는 것은, 대선 과정이 전개되니까, (국민과의 대화가) 선거 이슈에 집중될 수 있지 않겠냐”며 “방역이나 민생이나 포스트코로나 등 대통령으로서 고민할 부분에 집중해달라 요청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수석은 국민과의 대화가 선거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야당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은 단계적 일상회복 단계로 들어갔기 때문에, 방역과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 진솔하게 국민에게 보고드리는 자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판단을 해서 잡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야당 입장에서는 조그만 거 하나도 의도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선거라고 해서 국정을 돌보지 않을 거고, 선거라는 것 때문에 국민과 대화 안 할거냐,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지난해 말 귀국 이후 자녀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생활하는 것을 두고 야당의 공세가 이뤄지는 점에 대해서는 “특정 집안의 가정 내부와 관련된 것에 대해서 위법한 것이라든지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게 아니라면 보호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가) 안 해야 될 얘기, 짚어야 되지 않을 영역까지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0% 안팎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 “밖에서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시는 분들, 또 더 크게는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의 덕”이라며 “부패 안 하고 권력의 단맛에 취하지 않고 오직 일만 하는 대통령이라 국민들이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가 싶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개인적 소망이 하나 있다. 그 소망을 ‘문전박대’라고 표현하는데, 대통령이 퇴임하기 위해서 문 앞에 섰을 때 박수받으면서 떠나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며 “우리 민주주의 수준에서 이제는 성공한 대통령, 떠날 때 박수받는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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