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청소년 및 청년 기후위기 활동가들을 만나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약속했다. 가상화폐와 게임에 이어 2030세대의 관심이 높은 환경 및 기후 관련 현안을 챙겨 내년 3·9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청년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16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청소년·청년 기후위기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환경문제가 과거에는 선의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모든 것을 한꺼번에 고치려면 진척이 안 된다. 합의된 것부터 부분적으로 개헌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문제를 헌법에 넣어 국민 인식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28%에서 40%로 올렸는데 그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현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발언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까지 감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후보는 “50%까지 감축하면 국제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어렵고 예산도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저항이 있다”면서도 “기존 시스템을 바꿔야 해서 그런 저항이 생기는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탄소세를 도입하지 않으면 2, 3년 뒤 엄청난 무역 장벽이 생길 것”이라며 탄소세 도입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치인들이 기후위기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활동가들의 비판에는 “이걸 경제 문제, 먹고사는 문제로 연결해야 비로소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게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이미 하나의 경제구조가 돼 버렸다”며 “기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에 따른 저항과 반발을 이겨내야 된다. 쉽지는 않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 후보가 그리는 미래 비전에 청년들이 소외되지 않았다는 점을 꾸준히 보여주는 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e스포츠 발전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국군 내 상무 e스포츠단 창단 공약을 발표하는 등 청년 관련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도 선거대책위원회 내 청년 조직을 별도 선대위로 떼어내 청년과의 접점을 넓히기로 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기존 정치 문법으로는 소외될 수밖에 없는 위성정당 문제, 지방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등을 이 후보에게 직접 제안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직접 청년들을 만나 고민을 듣는 ‘리스너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이 같은 적극적인 청년 중심 행보를 통해 아직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는 2030세대의 표심을 얻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내년 대선의 지지 후보가 없다고 밝힌 ‘의견 유보’는 20대가 41%, 30대가 2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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