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전화 정치’가 주목받고 있다. 주요 경제 간부들에게 ‘새벽 전화’를 걸어 직접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불같은 사랑으로 안아오신 황금가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의 내용은 김 총비서가 올해 농업부문의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기며 먹거리 확보에 몰입했다는 내용이다.
신문은 지난 6월과 7월 날씨가 변덕스러울 때 김 총비서가 직접 날씨에 대응하고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상수문국의 책임일꾼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날씨 변화 상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김 총비서의 행동은 곧 ‘인민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는 것이 신문의 보도 내용이다.
신문은 앞서 지난 9일에도 김 총비서의 ‘전화 정치’에 대한 보도를 실었다.
당시 신문은 ‘깊은 밤, 이른 새벽에 걸어주신 전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총비서가 지난 6월6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내각의 책임일꾼에게 전화를 걸어 ‘인민생활’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김 총비서는 자정 이후에 한 번, 새벽 세 시에도 한 번, 총 세 번의 전화를 같은 간부에게 걸어 인민생활 관련 대책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같은 달 7일 당 중앙위와 도 당 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 11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15~18일 당 전원회의를 연이어 개최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당시 신문의 설명이었다. 중요한 당 회의를 앞두고 특히 ‘인민생활’과 관련된 사안은 김 총비서가 직접 챙기고 있음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도 “6월 어느날 인민들이 단잠에 든 이른 새벽에 총비서 동지께서는 올해 농사작황을 놓고 마음쓰시며 한 책임일군을 찾았다”라고 보도했다. 역시 밤잠을 설치며 ‘의식주’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의 이 같은 행동, 또 관련 보도는 주민들에게는 ‘위민헌신’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간부들에게는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당 세포비서대회 개최 후 ‘노동신문 독보’ 등 당보학습을 전국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간부들이 신문을 통해 사상 학습을 하는 셈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임명한 당 경제부장은 한 달 만에 경질하고, 지난 6월에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리병철을 해임하는 등 간부들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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