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7일 고발 사주 의혹 수사를 총괄하는 여운국 차장이 국회 법사위 소속인 민주당 박성준 의원과 통화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안부를 묻고 답했다”며 “수사 관련 대화 내용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여운국 차장은 10월 공수처에 대한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민주당 소속 박모 의원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안부를 묻고 답한 극히 짧은 시간의 대화였고, 대화 말미에 인사 차원에서 식사 약속 일정 제의를 완곡히 거절하다 날짜를 특정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 내용에 수사 관련 내용은 일체 포함돼 있지 않았으며, ‘22일 약속을 잡았다가 뒤늦게 취소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사적인 통화나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적절한 접촉으로 보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공수처 차장은 수사뿐만 아니라 대국회 업무를 포함한 일반행정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지위”라며 “차장은 공수처를 통할하는 법사위 소속 의원님들의 전화를 회피하거나 거부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수처는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공수처는 업무의 실질적 내용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의 외관마저도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여 차장이 공수처 국정감사가 끝난 이달 초 박성준 의원과 통화하면서 이달 22일쯤 저녁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박 의원은 조선일보에 “국감 이후 수고하셨다고 안부 전화를 했고, 식사 약속을 잡으려고 했으나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들이 이달 22일 약속을 잡았다가 뒤늦게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부연했다.
여운국 차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수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 26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여권 정치인 등의 고발장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의 공동 대변인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국회 법사위에서 “고발 사주를 했다는 것은 선거 개입을 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훼손이다. 대통령 후보로 자격이 있는지 중대한 부분”이라며 윤 후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