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정기국회 처리”…경영계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3일 16시 57분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정기국회 내에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민주당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도 입법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도 내 공공기관에서 노동이사제를 시행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를 공공기관 전체로 확대한다는 구상이지만 민간 영역으로의 확대를 반대하는 경영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전날(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간담회에서 언급한 노동이사제에 대해 “오랫동안 노동계에서 요구해왔고 약속했던 것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라며 “공공부문에 대해선 결단을 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공공기관과 준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노동이사제를 먼저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22일 이에 대해 “가능하면 이번 정기국회 안에 처리할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고, 현실적으로 야당이 반대를 하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통해서라도 신속하게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에서 저도 산하기관 전부 노동이사를 뽑아 임명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도 이에 발맞춰 관련 법안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심사 일정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김경협 김주영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들이 제출돼 있다. 기재위 관계자는 “소위에서 관련 법안 논의를 서두르기 위해 여야 간사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경영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영계는 노사 관계가 기본적으로 대결 구도로 짜여 있는 국내 산업계의 현실상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이사회 내에서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공공부문 도입’을 내건 상태이지만, 일단 공공부문에서 시작되면 민간에까지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려던 공공기관에서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해 1월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은 20일 넘게 이어진 노조의 출근저지투쟁 끝에 노동이사제를 추진하겠다는 선언문까지 만들었지만 올해 들어 “관련 법률 개정이 수반돼야 한다”며 한 발 물러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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