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는 전방위적인 반성을 내세우며 선대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고,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며 외연 확장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선대위 쇄신 방향과 관련해 전권을 넘겨받은 이 후보는 직접 강도 높은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그는 지난 22일 “이재명식 민주당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몽골 기병처럼 필요한 일들을 신속하게 해내고 결과물로 답을 하는 당으로 바꿔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직접 쇄신 깃발을 든 것은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지율 정체 현상을 보이는 현실에 비해 민주당 선대위가 기민하지 못하게 대응하자 전면 개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후보는 ‘반성’과 ‘민생·실용개혁’, ‘유능함·기민함’ 등을 주요 쇄신 키워드로 내세웠다. 특히 그는 “새로운 출발은 성찰과 철저한 반성해서 시작한다”며 청년층부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까지 전방위 사과에 나서고 있다.
향후 선대위 개편은 현장성을 강화하고 비대한 조직을 유능한 실무자 중심으로 슬림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도 일괄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당 쇄신과 선대위 혁신을 위한 모든 권한을 이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한 만큼 후보에게 인선의 재량권을 넓혀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5일 선거자금 등을 총괄하는 당 사무총장에는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영진 의원이,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을 맡았던 강훈식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선대위의 밑그림을 완전히 새로 그리는 것이 자칫 당내 통합을 훼손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윤 후보는 핵심 인사 영입에 직접 나서며 선대위를 꾸리고 있다.
윤 후보는 25일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아우르는 모습을 통해 민주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민생, 공정, 미래의 가치로 국민 통합을 이루고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당 중심의 선대위’, ‘국민과 함께 하는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 등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중도 성향 인사 등을 폭넓게 영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도층과 탈진보층 잡기가 내년 대선의 핵심 과제인 만큼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란 얘기다.
윤 후보도 25일 “과거 보수 정당에 몸을 담지 않았던 분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오랫동안 일해오신 분들, 이 정부가 망가트린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을 삼고초려해서 모시겠다”고 밝혔다.
우선 윤 후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김한길 전 대표를 각각 상임선대위원장과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아울러 그는 25일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위해 당분간 비워두고, 선대위 실무사령부인 본부장 인선을 마무리했다.
조직총괄본부장에는 5선의 주호영 의원, 직능총괄본부장에는 3선 의원 출신인 김성태 당 중앙위원회 의장, 정책총괄본부장에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총괄특보단장에는 4선의 권영세 의원이 맡는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은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당 대표가 맡고,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당 사무총장인 4선의 권성동 의원이 겸임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선대위 수뇌부가 원로급에 맡겨진 데 이어 선대위 본부장도 대부분 정치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중진급 인사로 구성되면서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2030세대를 공략하는 데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