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러시아 사할린으로 이주했으나 광복 이후 고국으로 귀환하지 못한 사할린 동포와 그 가족 260명이 27일 순차적으로 입국한다.
외교부는 25일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사할인 동포와 그 동반가족의 영주귀국과 정착 지원 사업에 대해 그간 관계부처 간 협업을 진행해왔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된 조선인은 15만여 명이다. 이중 10만 여명은 일본 규슈 탄광으로 끌려가 이중징용을 당했다.
강제로 사할린으로 이주된 조선인은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일본인들의 폭행에 시달리며 노동착취를 당했다.
이들은 1989년 대한적십자사의 영주귀국 사업으로 남한 국적을 취득하기 시작했지만 그전에는 대부분 무국적자로 방치돼 있거나 일부는 자녀들의 취업과 교육을 위해 소련 국적을 취득하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총 4408명이 영주귀국 했다. 당시 사업은 한일 정부간 합의, 양국 적십자 협정, 또는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했다.
일련의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올해부터 본격화 됐다. 역사석 특수성에 기인한 사할린 동포들의 영주귀국과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사할린 동포 지원 특별법이 지난 1월 발효됨에 따라서다.
특별법 발효로 정부의 지원 대상이 기존 사할린 동포 1세·배우자 및 장애 자녀에서, 사할린 동포 1세·배우자 및 직계비속 1인과 배우자로 확대됐다. 또한 이들은 영주귀국과 정착에 필요한 항공운임과 초기 정착비를 포함해 거주·생활시설 운영비, 임대주택 등을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올해 영주귀국과 정착 지원 대상자는 총 350명이다. 구체적으로 사할린 동포 23명과 동반가족 327명이다. 하지만 25일 현재 사망·질병 등의 사유로 입국이 불가한 이들을 제외한 인원은 337명이며, 이 가운데 77명은 국내에 이미 체류 중이다.
나머지 260명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순차적으로 국내에 입국할 예정이다. 이 중 최고령은 만 90세이다. 또한 제일 나이가 어린 경우는 ‘1세대’의 손녀로 만 34세다.
27일 국내에 들어오는 ‘1차 입국자’는 91명이다. 이들은 입국 및 10일 간의 시설격리 후, 안산·인천 등 소재 임대주택에 입주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한적십자사는 영주귀국 이후 한국생활 적응·정착을 위한 지원 캠프를 다음 달부터 3개월 간 운영한다.
이와 관련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입국하는 사할린 동포 대부분은 ‘2세대’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 등을 잘 모른다”며 “전반적인 정착 지원과 국적 취득, 은행 업무, 지역 병원, 관공서까지 모두 안내해주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사할린 동포의 가슴 아팠던 과거 역사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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