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갈등하는 가운데 당의 젊은 대변인들이 선대위 구성 과정과 ‘통합형’ 선대위 인선안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솔직히 요즘 당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 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선대위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나. 매일 선대위 명단에 오르내리는 분들의 이름이 어떤 신선함과 감동을 주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주도권 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갈등은 물론이고 선대위에 포진한 인사들이 이른바 ‘올드보이’가 많은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쇄신론을 강조하고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해 “솔직히 전 무섭다”며 “어쨌든 상대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이에 맞서 어떤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나”라고 했다. “물밀듯이 몰려오던 청년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 같지는 않으신가”라며 2030세대 등 젊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국민의힘 신인규 부대변인도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비치는 선대위 모습은 이미 선거는 다 이긴 듯한 모습이고 전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2030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이 한 달째 심각하게 떠나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하면서도 창의적인 대안과 발 빠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데 과연 매머드급 경륜형 선대위로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외연 확장 방안으로 내세우는 ‘통합형’ 선대위 구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임 대변인과 신 부대변인은 각각 27세, 35세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공정 선발을 취지로 공개토론을 통해 선발한 ‘2030’ 당직자들이다. 이 대표는 25일 당 대변인들의 쓴소리에 대해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잘 키웠구나. 잘 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이날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당 사무총장을 만난 뒤 “(권 사무총장이)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당원들, 친구들이 (비판) 메시지를 좀 내달라는 연락이 많이 온다”고 했다.
선대위 사령탑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빠르게 선대위 체제로 가자는 취지에서 대선기획단을 꾸리지 않았는데 오히려 물밑 싸움이 계속되면서 선거 전략조차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대위 구성 과정이 길어질수록 지지율을 깎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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