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최고위서 선출… 시간 많이 지나”… ‘김병준 사퇴’ 김종인 요구 공개 거부
김병준 “가진것 모두 쏟아부을 것”… 이준석 “金, 사실상 원톱 총괄위원장”
28일 청년위 출범-29일 첫 공식회의… 당내 “비전 제시 못한채 20일 허비”
‘딸 부정채용’ 김성태 본부장 논란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6일 김병준 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공식 회동한 뒤 선대위 본부장들과 첫 상견례를 했다. 후보 선출 21일 만이다. 김병준 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며 선대위 합류를 보류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없이 선대위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것. 윤 후보는 28일 2030세대를 위한 정책·공약을 제시할 청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29일엔 선대위 첫 공식 회의를 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갈등으로 5일 후보 선출 이후 20여 일을 제대로 된 선거 캠페인을 못 한 채 허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 尹, 김종인이 반대한 김병준에 힘 실어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병준 위원장과 첫 공식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선대위 내 역할에 대해 “역할 조정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선대위를 지휘하는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는 핵심 조건으로 김병준 위원장의 사퇴나 보직 변경을 요구해 왔지만 윤 후보가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 윤 후보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위원장으로 선출이 됐기 때문에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고도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자꾸 말하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언급 자체를 거부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윤 후보와 만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상임선대위원장을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제가 가진 모든 걸 이번 선거에 다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집권할 경우 국무총리 등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의식한 듯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우리 같은 사람은 수직적으로 일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각 분야에서 자율적 움직임을 존중하는 스타일이니까 역할 조정은 쉬울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날 윤 후보가 김병준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우자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지 않는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지 않으면 선대위는 김병준 위원장의 원톱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준 위원장과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대한 총괄 관리는 김 위원장이 많은 부분을 하도록 제가 중간에 비워드릴 생각”이라며 “앞으로 김 위원장이 사실상 총괄선대위원장 격으로 원톱 역할을 당분간 할 것”이라고 했다.
딸을 KT에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김성태 전 의원의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 인선도 문제가 됐다. 이날 본부장 상견례가 끝난 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3심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당장이라도 그만둬야 하지만 확정이 안 된 상황에서는 그만두거나 (사퇴를) 고려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젊은 세대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 당 내부 “선대위 내홍에 20여 일 허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대위 구성 진통으로 정작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비전과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쇄신을 강조하며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고 젊은층을 겨냥한 행보에 집중하는 등 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상황과 대비된다는 것.
윤 후보는 5일 후보 선출 뒤 첫 지방 일정으로 1박 2일 동안 호남,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잇달아 방문했다. “하지만 이후 구체적인 메시지를 갖춘 민심 행보가 보이지 않는다”고 야권 관계자가 지적했다.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 등 경제 메시지는 페이스북 글을 게시한 게 전부다. 윤 후보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청년작가특별전에 참석하는 등 이번 주말 청년을 겨냥한 행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역대 최대 격차로 이재명 후보를 이기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윤 후보 측에서 나올 정도로 긴장감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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