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를 찾아 “호남이 이 나라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화의 뿌리”라며 호남 민심 구애에 나섰다. 3박 4일 일정으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로 호남 투어에 나선 이 후보는 26일 첫 방문지인 목포 동부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거듭 ‘호남 정신’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이날 다자녀 가정에 1인당 월 5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호남에 큰 빚” 지지 호소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시장에서 약 20분 동안 즉석연설을 진행하며 “호남은 역사를 통틀어 억압받고 힘들어하면서도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쳐온 우리 민중들의 본거지”라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개혁은 호남에 빚을 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안타깝게도 호남의 명령인 개혁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며 “민주당도 호남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다르구나.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세력에 이 나라를 맡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재명이 이끌어가는 민주당은 유능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현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정대철,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 등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을 타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현재 협의 중인 열린민주당과 통합에 더해 부패사범, 파렴치범 등이 아니라면 가리지 말고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시장 방문에 앞서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수차례 언급하며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요새 제가 온갖 음해를 당하면서 권력을 가져가겠다는 집단이 있다. 그 집단이 사실 전두환의 후예들”이라고 했다. 또 “민주적이지 않은 사람이 민주를 이야기하고 정의롭지 않은 사람이 정의를 내세운다”며 “민정당의 후예들이 다시 권력을 한번 가져보겠다고 발악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호남 투어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원 사격에 나설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는 29일 이 전 대표의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 일정을 마무리한다. 전략기획위원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다른 일정이 있다”면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출연이 있을 건지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래전 잡힌 충청과 경남 지역 일정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 “애 많이 낳은 가정, 1인당 50만 원”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신안군 응급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 계류장에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 “애 많이 낳은 가정은 1인당 50만 원씩 (주자)”이라며 “(가족 수가 7명이면) 월 350만 원이다. 프랑스는 이걸 아주 오래전부터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다자녀 가정 부모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무안에서 열린 전남도당 간담회에서는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은 농촌기본소득 도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제18대 대한노인회장 취임 1주년 기념식에서 “이달 초 (김호일 노인)회장이 이재명 후보를 만나 월 100만 원의 노령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건의했다고 들었다”며 “당에서 대선 공약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0세부터 7세까지의 아동을 대상으로 월 10만 원씩 아동수당,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월 30만 원씩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를 각각 5배, 3배 이상으로 금액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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