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아내 이순자씨의 ‘대리 사과’에 여야 대선 후보들은 온도차를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광주 시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장을 유보했다.
앞서 이순자씨는 27일 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후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전씨 측은 이씨가 사죄한 대상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전남 강진군 안풍마을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순자씨 얘기는 앞뒤를 보면 사과하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며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도 전 광주시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발언이라 생각한다. 안타깝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씨가 제일 문제되는 부분은 재임 중 행위보다는 재임 과정에서 벌어진 소위 쿠데타와 학살 문제가 아니겠나“라며 ”(이씨의 사과는) 전두환이 생전 취했던 태도처럼 ‘내가 뭘 잘못했냐, 나는 그런 일 없이 아무 잘못없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고용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말 파렴치하다“며 ”고통받고 상처 입으신 분들의 피해를 보듬기는커녕 그 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청년작가 전시회를 관람한 뒤 이씨의 사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선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하고 자리를 떠났다.
앞서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국민의힘도 이 사안에 대한 별도 논평을 내지 않았다.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측 송문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순자씨의 사과 발언은 참 뜬금없고 앞뒤가 모순인 립싱크 사과일 뿐“이라며 ”이씨가 전씨에 대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까지 칭송해온 터라 사죄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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