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지지자들을 만났다. 마침 이날은 이 후보의 생일이기도 했다.
3박4일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전남 순천 연향상가 패션거리를 걸으며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자인 김씨도 함께 하며 남편의 ‘호남 민심 잡기’를 위한 내조에 매진했다. 김씨는 지난 24일 여수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사망한 특성화고 3학년생 고(故) 홍정운군의 49재에 참석하기 위해 먼저 호남을 찾은 바 있다.
4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순천 패션거리에 이 후보 부부가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몰려든 시민들과 셀카를 찍어주고 손을 흔들며 걸었다.
몰려든 사람들 사이에서 이 후보의 뒤를 따라 걷던 김씨는 지지자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보내 감사를 표했다. 한 지지자는 “김 여사님 너무 아름다우시다. 쌍커풀 안 했죠”라고 물어 인파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런 가운데 한 여학생은 이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이 너무 힘들다. 집값 좀 낮춰달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에게 케이크를 전달하고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줬다. 이 후보의 생일은 음력 10월23일로 알려져 있다.
순천에 이어 찾은 여수 낭만포차거리에서도 이 후보는 지지자들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았다. 이 후보가 등장하자 술을 마시던 시민들이 포차에서 나와 셀카 요청을 쏟아냈으며 한 시민은 반가운 마음에 5만원을 주려 했으나 이 후보는 불법이라며 거절했다.
지지자들 앞에서 이 후보는 “여수 밤바다 한번 같이 걸어보려 했는데 (인파 때문에) 걷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둘이서 손잡고 걸으면서 낭만적으로 한번 여수 밤바다 즐겨보려 했는데 틀렸다”고 웃었다. 이 후보와 김씨는 팔짱을 낀 채 손가락 하트 포즈로 지지자들의 사진 촬영에 응했다.
앞서 방문한 전남 장흥군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여수 광양항 등에서도 지지자들은 케이크를 전달하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이 후보는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에서 지지자들의 생일 축하 뒤 “제가 어제 캠핑을 하는데 케이크를 줘서 ‘이게 뭐냐’고 하니까 생일이라고 했다”며 “제가 생일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사실 생일 전날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생일 전날이 아버님 제삿날”이라고 말했다.
순간 숙연해진 지지자들 속에서 이 후보는 “제가 여기까지 내려와서 정신이 없다보니까 원래 형님이 제사를 지내셔서 가봐야 하는데 제가 깜빡해버렸다”며 “깜박해버려서 어제 아버님 제사는 결국 못갔다”고 했다. 이에 한 지지자는 “하늘에서 이해하실 것”이라고 위로했다
경북 영양 사람인 부친에 대해 이 후보는 회고록 등에서 ‘도박으로 재산을 날렸지만 평생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았던 분’이라고 고인에 대한 애증을 드러낸 바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아홉 남매 중 다섯 째로 태어난 이 후보는 회고록에서 음력 1963년 10월23일 저녁께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22일이 생일인지 23일이 생일인지 어머니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께서 점쟁이를 찾아가 생일을 물었더니 ‘우주의 기운’을 모아 자신의 생일을 음력 1963년 10월23일로 정해줬다고 한다.
한편 이 후보 부부가 찾은 여수 낭만포차 거리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들다보니 인파가 통제되지 않아 아찔한 장면이 여러 번 포착됐다.
인파 속에 밀려 휘청거리는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비명을 지르며 인파를 빠져나가는 사람도 나오는 등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이 후보도 굳은 표정으로 인파들에 뒤로 물러나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여러 번 취했지만 통제가 잘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연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속에서 여수 낭만포차나 순천 패션거리처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뻔히 예상되는 장소를 찾은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 우려와 관련해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새로운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방지를 위해 부스터 샷 접종 등 비상계획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의 선거운동 방역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가능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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